따뜻한 국밥 한 그릇 좋아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그 중에서도 돼지머리를 고아 내장과 순대를 넣어 완성하는 ‘순댓국’은 그야말로 서민의, 서민에 의한, 서민을 위한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국밥 중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소고기 베이스의 국밥은 새벽을 깨우는 양반의 음식인 ‘효종갱’부터 오늘날 설렁탕과 곰탕까지 발전하였는데, 요즘 한 끼 식사 물가 탓에 매일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고, 이따금 먹는 보양식 포지션이 되었다. 그에 비춰봤을 때 순대국은 저렴한 가격과 넉넉하게 넣어주는 머릿고기와 순대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어 그야말로 서민을 위한 국밥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고기와 내장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국물은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기에 제격이다. 또 들깨가루와 청양고추, 다진양념과 새우젓 등으로 먹는 사람마다 알맞게 양념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순댓국의 매력이다. 취향에 따라 간을 한 뒤 깊은 풍미의 순댓국을 한 술 떠넣으면 ‘크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흰 쌀밥을 말아넣어 후루룩 먹기에도 좋다. 이러한 국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잡내를 잡는 것이 관건인데, 여러 부속이 들어가는만큼 신선한 재료로 전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끓이는 과정에서도 결코 눈을 뗄 수 없다. 이번 주는 그야말로 탄성이 뿜어져 나오는 국물을 자랑하는 순댓국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순대로 유명한 천안 병천에서도 이름 날리는 곳, 병천 ‘충남집순대’
순대로 유명한 천안 병천 지역에서도 인기가 있는 맛집입니다. 가게 앞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인기가 많아 늘 만석입니다. 메뉴는 ‘순대국밥’과 접시에 나오는 ‘순대접시’단 두 종류입니다. 머릿고기와 비계를 중심으로 곱게 갈아 직접 만드는 피순대인데, 부드럽고 찰진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일품입니다. 순대국은 역시 잡내없이 구수한 맛이 많이 나는 편입니다. 입에 쩝쩝 달라붙는 사골의 맛이 든든합니다. 순대접시에는 혀, 염통, 오소리 등 다양한 부속이 포함되지만 인기가 많아 금세 품절되니 참고하면 좋습니다.
▲위치: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충절로 1748
▲영업시간: 매일 08:00 - 19:00
▲가격: 순대국밥 9000원, 순대접시 1만5000원
▲후기(식신 543335): 천안 병천에서 가장 줄을 많이 서고 가장 인기가 있는 집입니다. 가족 단위 연인 단위 손님이 많습니다. 순대국밥 하나만으로도 오감을 사로잡고, 순대를 따로 먹어도 너무 맛있습니다. 병천 순대 스타일 그대로를 맛볼 수 있으며, 원하는 대로 새우젓, 양념장을 넣어 국밥의 맛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30개월인 저희 아들도 너무 좋아했어요
◇하루에 딱 3시간만 운영하는 자신감, 진안 '시골순대'
전북 진안에 위치한 순대국 전문점입니다. 메뉴는 오로지 순대국밥 하나이며 하루에 딱 3시간만 운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손님이 많은 곳인에, 이곳의 순댓국은 다른 순댓국집과는 다르게 마치 곰탕처럼 맑은 국물입니다. 여기에 돼지머리 없이 순대와 내장으로만 어마어마하게 채운 뚝배기가 인상적인 모양새로 무를 비롯해 야채 중심으로 우린 육수가 시원한 맛을 더하고, 선지가 꽉 차게 든 피순대의 고소한 맛이 피처링을 더합니다. 전라도 답게 순대를 찍어먹을 수 있도록 초장이 나오는 게 독특합니다.
▲위치: 전북 진안군 진안읍 우화2길 10
▲영업시간: 매일 11:30 - 14:30, 목요일 휴무
▲가격: 순대국밥(보통) 8000원, 순대국밥(특) 9000원
▲후기(식신 밍블리*.*): 채수 육수 베이스의 맑은 국물이고 마늘 안들어간 듯한 깔끔한 맛. 후루룩후루룩 먹기 좋고 돼지 부속 또한 잡내 없이 맛있습니다. 피순대가 아주 고소해요
◇이화시장 오일장을 들썩이게하는 명물, 성환 '성환두번째집'
성환 이화시장의 명물. 5일장이 열리는 날에도 맛볼 수 있고, 인기에 힘입어 따로 매장을 마련해 두어 언제든 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곳의 순댓국은 돼지 머리뼈 베이스의 국물이면서도 너무 텁텁하지 않은 개운한 맛의 육수가 특징입니다. 간간한 국물에 양념장을 조금 넣어 섞어 먹으면 녹진하면서도 풍미가 좋은 국밥이 완성됩니다. 순대는 병천순대 스타일로 선지와 야채가 굵게 썰려 들어간 순대인데, 옛날 순대 특유의 구수한 맛이 좋습니다. 여기에 잘 익은 배추김치와 깍두기, 따로 양념을 더한 새우젓이 더해져 ‘인생 순댓국’이라고 평하는 손님들도 여럿 생겨납니다. 오일장터가 열리는 날에는 요리들이 일찍 품절될 수 있으니 방문 전 참고하면 좋습니다.
▲위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성환1로 293
▲영업시간: 매일 09:00 - 20:00, 5일장 전날과 장날만 영업
▲가격: 순대국밥(보통) 8000원, 순대국밥(특) 9000원, 모둠순대(중) 1만3000원
▲후기(식신 533319): 시골 오일장이라 별 기대 없이 놀러 갔다가 생각보다 구경할 거리가 많아 놀랐어요. 두 번째 집 순대국밥 먹어본 이후로는 너무 맛있어서 이거 먹으려고 성환에 종종 옵니다. 기본으로 시켜도 부족한 느낌 없이 양이 정말 많고 장사가 잘 되어 그런지 안에 들어 있는 내장도 냄새 안 나고 신선해요.
◇끝없이 나오는 내장이 인상적인 순댓국, 담양 '창평국밥'
창평전통시장 인근 창평국밥거리에 위치한 돼지국밥 전문점입니다. 따끈한 국물 요리를 찾는 손님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입니다. 이곳은 돼지고기로 만드는 여러 종류의 국밥과 막창전골이 맛있기로 유명합니다. 국밥은 모듬부터 머릿고기, 내장, 암뽕순대, 선지 등 좋아하는 부위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메뉴가 많습니다. 순댓국 국물은 맑고 개운하면서도 감칠맛 넘치는 스타일로, 양념장을 풀면 얼큰하게 변신합니다. 돼지 내장에 소를 채운 순대와 더불어 숟가락질을 부지런히 해도 끝없이 나오는 돼지 내장이 특징입니다. 새우젓과 함께 즐기면 든든하게 마무리가 가능합니다. 또다른 인기 메뉴인 ‘막창전골’은 빨간 양념이 진한 국물에 돼지막창을 넉넉하게 넣어 걸죽한 국물의 전골 요리로 통통하고 쫄깃한 막창이 소주를 부릅니다.
▲위치: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사동길 12-12
▲영업시간: 매일 09:00 - 21:00, 화요일 휴무
▲가격: 모듬국밥 9000원, 막창전골 1만2000원, 암뽕순대 1만5000원
▲후기(식신 은비): 남자친구랑 주말에 웨이팅130분 3시간 기다려서 먹은 국밥집입니다 ㅎㅎ 잡내 하나도 안나고 너무 맛잇엇습니다!!추천드리고 별다섯개 드려용
◇부추무침을 한가득 넣어 먹는 고소한 피순대국, 순창 '2대째순대'
순창재래시장 안에 위치한 토종순대 전문점입니다. 상호는 ‘2대째’이지만 실제로는 3대를 이어 영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당일 새벽에 직접 만드는 피순대(선지순대)로 순댓국과 전골, 순대수육 등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뚝배기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순댓국은 얼큰하면서도 녹진한 국물이 특징으로 콩나물이 넉넉하게 들어있어 해장에도 그만입니다. 돼지 내장에 선지를 채워 만드는 피순대는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입니다. 반찬으로 들깨가루에 고소하게 무쳐낸 부추무침이 나오는데, 이걸 취향에 따라 순댓국 뚝배기 안에 넣어 먹는 것이 단골의 팁입니다.
▲위치: 전북 순창군 순창읍 남계로 52
▲영업시간: 매일 08:00 - 15:00, 월요일 휴무(장날 및 공휴일은 영업)
▲가격: 순대국밥 8000원, 순대만국밥 8000원, 머리국밥 8000원
▲후기(식신 블링블링요니): 양도 많고 정말 맛있어요! 국물도 깊고 먹고 나면 스트레스 풀리는맛! 순대국밥 꼭 드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