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고 뜯는 맛이 있는 소고기의 꽃 ‘갈비’. 예전 농경시대에서 ‘소’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었는데, 이 소를 식재료로 활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귀한 자리나 손님을 모실 때에만 가능했던 일이었다. 때문에 조선 시대에는 왕이나 양반들이 연회에서 먹던 귀한 음식이었으며 지금까지도 결혼식을 비롯한 인륜지대사에 꼭 등장하고는 한다.
소는 이처럼 귀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주로 구이보다는 탕국으로 즐겼다. 갈비탕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뼈가 쏙쏙 빠지는 갈빗대 부위 이외에도 ‘마구리’로 부르는 부위가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 마구리 또한 갈비의 한 부위로 이게 들어가야 국물에 더욱 고소한 맛이 우러난다. 다양한 부위를 넣고 끓여야 국물에 레이어가 한겹한겹 더해지면서 비로소 깊은 맛의 갈비탕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정성이 가득 담긴 갈비탕은 진한 육향의 국물이 쌀밥을 절로 부르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밥 한 공기 뚝딱’이 가능한 메뉴. 또한 맵거나 부대끼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다. 때문에 가벼운 모임이나 가족 식사 메뉴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맛집들도 매일 한정 판매하는 갈비탕을 맛보러 오는 손님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수북하게 올려주는 고기와 뜨끈뜨끈한 국물의 조화로, 뱃속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채워주는 한국인의 소울 푸드 갈비탕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1. 한우 암소로 만드는 넉넉한 양의 한우 갈비탕, 서초 ‘버드나무집’

mat2da9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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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개점해 오랜 시간 명맥을 이어온 한우구이 전문점. 평창과 횡성 농장에서 공수 받는 1++ 등급 암소만을 사용한다. 1층부터 3층까지 통 건물로 이뤄진 매장은 약 400석 규모의 쾌적한 공간을 자랑한다. 점심시간에만 한정 판매하는 ‘갈비탕’은 다시마와 무로 국물을 낸 시원한 육수에 갈빗대를 뚝배기 꽉 차게 넣어주는 양이 인상적인 메뉴다. 고기만 뜯어먹는 것으로 이미 배가 부를 정도인데, 마찬가지로 삼삼한 간의 양념소스에 찍어 즐기면 된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국물은 슴슴하면서도 진한 육향이 그대로 살아있어 쌀밥을 말아 후루룩 먹기에도 좋다. 인기가 많아 하루에 100그릇씩만 한정 판매하므로 일찍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단체석과 룸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회식이나 모임 장소로도 좋다.
▲위치: 서울 서초구 효령로 434
▲영업시간: 매일 11:00-21:30
▲가격: 길비탕 3만2000원, 소고기국밥 1만5000원, 갈비정식 4만3000원
2. 산더미처럼 쌓아주는 갈비가 놀라운, 상수 ‘옛맛서울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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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역 인근에 위치한 갈비탕 맛집.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운영하는 점심시간에만 ‘갈비탕’, ‘무국’, ‘설렁탕’의 점심 메뉴를 판매한다. 각 메뉴별로 한정적인 개수를 준비하기 때문에 점심시간 내라도 금세 품절되기 일쑤일 정도로 인기가 좋은 곳. 이 집의 특징은 산더미처럼 쌓아주는 고기 양이다. 밥을 말 공간도 부족하게 뚝배기 안을 채우고 있는 고기는 먹다 지칠 정도의 푸짐함을 자랑한다. 크고 작은 갈비들은 다양한 부위가 들어있는 듯 식감도 부드러운 맛과 쫄깃한 맛을 오가며 다채로운 식사를 만든다. 함께 나오는 겨자 소스와 함께 즐기면 더욱 좋다. 또 다른 점심 메뉴인 ‘무국’은 살코기와 무가 넉넉하게 들어간 요리로 마치 순살 갈비탕 같은 느낌. 언제나 인기가 좋은 음식점이지만 아쉬운 것은 매장 이전 관계로 당분간 휴업 상태라 조금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위치: 서울 마포구 독막로 56 (매장 이전 예정)
▲영업시간: 매일 11:30-21:00(B·T14:00-16:30)
▲가격: 갈비탕(점심) 1만3000원, 무국 1만2000원, 소불고기(저녁) 2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