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안다. 삼겹살도, 목살도 좋지만, 진짜 고기 좀 먹는다는 이들은 '갈매기살'에 진심이라는 걸. 살짝 탄 듯한 불향, 기름기와 살코기의 이상적인 균형,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식감. 그것이 갈매기살이다.
갈매기살은 식감에서 이미 다른 부위와 차별된다. 잘 구워진 갈매기살을 한입 베어 물면 겉은 살짝 바삭하면서도 안쪽은 촉촉하다. 기름기가 거의 없는 담백한 부위인데도, 아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 탄력 있는 조직 덕분에 씹는 맛이 살아 있다. 혀끝에 감도는 은은한 고소함과 불향이 어우러지면, 자극적이지 않지만 깊은 풍미가 입안에 퍼진다. 그래서인지 갈매기살을 먹다 보면 “더 센 고기맛”이 아니라 “더 오래 씹고 싶은 맛”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갈매기살’이라는 이름은 사실 갈매기와는 전혀 관계없다. 돼지의 갈비뼈와 등뼈 사이, 양쪽 횡격막 부위에서 나오는 약 150~200g의 적은 양만 얻을 수 있는 부위로, 예전에는 '갈비살 옆'이라는 의미에서 ‘갈비 밑살’이라 불리던 것이 점차 줄여져 ‘갈매기살’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는 설도 있고, 횡격막의 고유어인 ‘가로막살’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때로는 고기를 손질할 때 날개 모양처럼 벌어져 보여 갈매기살로 불렸다는 설도 있지만, 가장 유력한 어원은 ‘갈비에 매인 살’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돼지고기인데도 기름기가 적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면서 쫄깃하니, 남녀노소 누구나 호불호 없이 먹기 좋은 부위다. 때문에 갈매기살 구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이 많이 늘어났는데, 특히 요즘처럼 저녁 바람이 선선한 계절이면, 지글지글 구워지는 갈매기살 냄새만으로도 발길이 절로 멈춘다.
이번 주에는 갈매기살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다섯 곳의 맛집을 소개한다. 숨어 있는 고기맛 고수들을 따라가 보자.
1. 마포 갈매기 골목의 터줏대감, 마포 ‘장수갈매기’

공식 네이버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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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역 9번 출구 인근, 마포 도화동 갈매기살 골목을 대표하는 노포 ‘장수갈매기 본점’. 1990년대부터 영업을 이어온 이곳은 양념된 갈매기살 하나로 서울 서부권 야장 문화를 상징해온 곳이다. 대표 메뉴는 마늘 베이스의 달큰한 양념이 배어든 갈매기살로, 불판에 잘 구워내면 특유의 감칠맛과 불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이동네 갈매기살 집의 특징으로 불판 가장자리 오목하게 파인 곳에 계란물을 부어주는데,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와 파채를 조금 넣어 익혀 먹는 것이 팁이다. 포실포실하게 잘 익은 계란이 제법 별미인데 무제한 리필까지 가능하니 인기가 좋다. 시원한 열무국수를 사이드로 곁들이는 것도 추천한다. 가는 소면에 열무김치를 더한 국수는 새콤한 맛이 고기의 느끼함을 정리해주며 마무리 메뉴로 손색이 없다. 평일 저녁이면 근처 직장인들로 붐비기 때문에 웨이팅은 감안하는 편이 좋다.
▲위치: 서울 마포구 도화길 46
▲영업시간: 매일 10:30-23:30 (일요일 23:00까지)
▲가격: 갈매기살 1만7000원, 돼지갈비 1만7000원, 열무국수 2000원
▲후기(식신 MarkJacob): 마포에서 돼지갈비만큼 인기있는 메뉴인 갈매기살. 갈매기살 골목에서 가장 규모가 있고 맛이 좋은 곳. 이 곳은 식감이 매우 쫄깃한 갈매기살에 후추를 비롯한 이 집 특유의 사전 밑작업이 되어서 손님에게 제공됨. 사전 밑간으로 인해 고기를 구워 한 입 먹으면 그야말로 감칠맛이 폭발! 한마디로 입에 착착 감기면서 소주생각이 절로 남. 고기판에 둘러주는 달갈찜에 파와 김치를 같이 넣고 먹는 것도 별미. 회식하기 최적의 장소!
2. 분당 야탑의 숨은 양념갈매기 명가, 분당 야탑 ‘사철숯불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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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시작해 2대째 이어온 전통의 갈매기살 맛집. 퀄리티 높은 고기맛과 친절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갈매기살은 막을 벗기지 않고 통째로 내어주는 ‘통갈매기살’, 손질을 거친 ‘생갈매기살’, 손질한 갈매기살에 달짝지근한 양념을 더한 ‘양념갈매기살’로 나뉘는데, 모두 골고루 인기가 좋다. 특히 ‘양념갈매기살’은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은 적당히 감칠맛 있는 고급스러운 양념 맛을 자랑한다. 화력 좋은 숯불에 올려 갈매기살을 구워 먹으면 불향과 더불어 촉촉한 육즙이 보존되어 더욱 맛이 좋다. 싱싱한 쌈채소를 포함해 무생채, 파채, 된장국 등 깔끔한 상차림인데 정성스러운 손맛이 더해져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은곳. 좌석은 2층까지 마련되어 있으나 다소 협소해 불편할 수 있으나 그만큼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현로 445-1
▲영업시간: 매일 10:00~24:00 (연중무휴)
▲가격: 양념갈매기살 1만9000원, 통갈매기살 1만9000원, 냉면 6000원
▲후기(식신 현우아빠): 전에는 유명갈매기만 갔는데 지금은 사철만 가네요 ㅎㅎ 맛은 예전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