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나눠먹다 궁중음식점 BEST 7

늘 고마운 사람들과 오붓하게 식사 모임을 하는 것도 연말을 보내는 방법의 하나. 이왕이면 신선한 재료에 까다로운 정성을 들인 음식을 나눠 먹으며 다음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해도 좋겠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궁중음식점 7곳을 소개한다.

글 박은경 사진 지화자, 삼청각, 석파랑, 봉래헌, 한국의집, 궁, 수리뫼

궁중음식의 전통성을 잇다

지화자

국가중요무형문화재 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의 기능보유자인 고 황혜성 교수와 한복려 원장의 황혜성家에서 운영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궁중음식점이다. 한복려 원장은 드라마 <대장금>의 궁중 요리 자문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한 궁중 요리의 대가. ‘지화자’라는 이름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우리 전통의 맥을 신명 나게 이어나가라’는 뜻에서 붙여줬다.

<궁중음식의 연구와 보급에 힘썼던 고 황혜성 선생>

이곳의 메뉴는 음식의 종류와 가짓수에 따라 궁중만찬과 진어별만찬, 장금만찬, 궁중진찬 등으로 나뉜다. 궁중만찬은 지난 2000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복려 원장이 선보였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한 상차림으로, 궁중 요리를 현대감각에 맞게 코스로 즐길 수 있다.

가격 부담은 줄이고 지화자의 맛을 두루 경험하기에는 궁중진찬이 괜찮다. 별미산적, 두부버섯전골, 수삼채소생채 등이 궁중잔치에 나오는 음식 순서에 맞춰 약주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나온다.

<지화자의 정갈하고 품격 있는 궁중상차림>

이밖에 탕평채와 궁중신선로 등을 일품요리로 맛보는 것도 가능하다. 또 점심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진지상(5첩 반상)과 궁중복쌈상도 준비돼 있다.

주요메뉴 궁중만찬·진어별만찬·장금만찬·궁중진찬 1인 7만4750원~20만7000원, 점심특선(진지상·궁중복쌈상) 2만3000원~4만250원, 일품요리(탕평채·궁중신선로 등) 2만5300원~6만3250원

주소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46(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도보 5분)

전화 02-2269-5834(예약 필수) 운영시간 11시 30분~15시, 17시 30분~22시, 설 및 추석 당일 휴무

홈페이지 www. jihwajafood.co.kr

궁중음식과 함께 즐기는 한류문화 공간

삼청각

서울 성북구 북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삼청각은 한국 전통의 멋과 맛을 고루 경험하는 전통문화예술 복합공간이다.

<북악산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삼청각>

삼청각 한식당에서는 궁중 상차림을 기본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통음식을 선보인다. 메뉴는 가격대별로 10가지에서 14가지 코스 요리로 구성되며, 채식주의자들과 상견례 자리를 위한 별도의 맞춤메뉴, 일품요리와 점심특선 정식요리 등 다양한 메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간단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카페 다원이 괜찮다. 북악산을 마주하고 있는 찻집 다원은 홍삼차, 복분자차 등 한국의 전통 음료는 물론이고, 산채비빔밥 반상, 한우불고기 덮밥 등 한식 메뉴도 준비된다.

<삼청각의 진구절>

하지만 뭐니 해도 삼청각에서는 ‘자미’를 맛봐야 한다. 자미는 ‘맛있고 영양가 높은 좋은 음식’과 ‘재미’라는 뜻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제주도 방언으로, 전통공연과 특선 메뉴, 전통차가 결합한 삼청각의 프리미어 콘서트다. 요일에 따라 공연 내용과 요리가 다르게 차려지므로 방문 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이밖에 삼청각에서는 다례, 전통음악(장구·단소), 공예(전통매듭·닥종이인형·조각보), 한국 음식(김치 만들기), 회화(택견) 등 전통문화의 참맛을 느껴보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메뉴 궁중수라·삼청수라 14만3000원~19만8000원, 반상메뉴 3만5200원~4만9500원, 일품메뉴 2만4200원~3만5200원

주소 서울 성북구 대사관로 3(광화문 부근 7개 지점에서 무료 셔틀버스 운행, 노선 및 시간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전화 02-765-3700(예약 필수), 02-740-3225(공연 문의) 운영시간 10시~22시, 연중무휴

홈페이지 www.samcheonggak.or.kr

흥선대원군이 사랑한 별장

석파랑

석파랑은 조선 왕조의 마지막 왕, 고종의 아버지로 한 시대를 누렸던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정의 사랑채를 고스란히 옮겨와 지은 곳이다. 석파는 대원군의 아호다.

<석파랑만의 품격이 느껴지는 실내 인테리어>

정통 궁중 방식을 지향하는 석파랑의 요리들은 조선시대 양반가의 풍류와 운치를 근간으로 한다. 순수 국산 재료들 중에서도 최상품만 엄선해 사용하고, 각종 장류도 직접 담근 것만 고집해 기품을 더한다. 또 해남 진양주, 한산 소곡주, 가야곡 왕주 등 전국 각지의 장인들이 만든 전통주가 준비돼 있어 술 한잔 오가는 특별한 모임 장소로도 제격이다.

대표 상차림으로는 궁중수라가 있다. 대구살 만두피로 빚은 수라 어만두, 오골계에 7가지 향기가 나는 한약재를 넣어 만드는 칠향계 등 진귀한 궁중요리가 차려진다. 이밖에 석파·만세 등 저녁 코스 요리와 진연·진찬·수복 3가지 점심상차림도 맛볼 수 있다.

주요메뉴 궁중수라·석파·만세 9만5000원~15만5000원, 점심상차림(진연·진찬·수복) 5만5000원~11만원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309(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차로 약 10분)

전화 02-395-2500(예약 필수) 운영시간 12시~15시, 18시~22시, 설 및 추석 연휴 휴무

홈페이지 www.seokparang.co.kr

오감으로 체험하는 궁중음식과 문화

봉래헌

메이필드 호텔 안에 위치한 봉래헌은 27년 경력의 한식전문 이금희 조리장이 이끄는 궁중음식 전문점이다. 호텔이 직영하는 충남 예산농장의 제철 식재료와 고집스럽게 담근 전통 장류를 사용해 봉래부터 진연까지 품격 있는 상차림을 완성한다. 주중 점심특선 메뉴인 삼나무 돌솥비빔밥 반상과 점심상차림도 이곳의 음식 수준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봉래헌의 궁중상차림>

봉래헌은 궁중음식의 기품에 걸맞은 한옥 건물과 잘 가꾼 정원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부드러운 처마 곡선과 오방색의 화려한 단청이 돋보이는 한옥은 인간문화재 이일구 대목수가 못을 쓰지 않는 전통방식으로 지어 의미가 깊다.

<봉래헌 장독대>

주요메뉴 봉래·풍악·금강·수라상 상차림·진연 상차림 7만8000원~21만원, 계절특선(점심상차림·점심특선 등) 3만5000원~5만원

주소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 94(지하철 5·9호선·공항철도 김포공항역에서 호텔 셔틀버스로 10분)

전화 02-2660-9020(예약 필수) 운영시간 12시~15시, 18시~22시, 설 및 추석 연휴 휴무

홈페이지 www.mayfield.co.kr

서울 도심에서 만나는 진짜 한국

한국의집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한국의집은 궁중음식뿐 아니라 전통예술공연, 전통문화체험, 전통혼례 등 한국의 아름다움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최근 고객 친화적이고 고풍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단장해 재개관했다.

<서울 남산 자락에 위치한 한국의집 외관>

한국의집은 한복려 선생의 감수 하에 정통 궁중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상차림은 크게 궁중한정식과 점심특선, 일품요리로 나뉜다. 대표 메뉴는 드라마 <대장금>에 등장한 음식을 바탕으로 한 대장금정식이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다섯 가지 색과 맛을 조화롭게 구성해 만든 요리를 백자에 정성껏 담아 내온다. 점심에는 구절판, 해물냉채, 메로구이와 신선로 들깨탕, 버섯불고기 등을 차례대로 맛볼 수 있는미니궁중한정식과 대장금정식(오찬), 대장금일품, 골동반정식 등이 준비된다.

<한국의집 대장금정식>

식사 후에는 신명 나고 아름다운 전통예술공연을 즐겨도 좋다. 매월 셋째 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18시 30분과 20시 30분 두 차례 공연을 선보인다. 관람료는 5만원.

주요메뉴 대장금정식·해린정식·녹음정식 6만8200원~25만원, 점심특선(대장금정식·미니궁중한정식 등) 1만8000원~4만5000원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36길 10(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3번 출구, 도보 3분) 전화 02-2266-9101~3(예약 필수)

운영시간 12시~14시, 17시~18시 30분, 19시~20시 30분, 매월 셋째 주 월요일과 설 및 추석 당일 휴무

홈페이지 www.koreahouse.or.kr

궁중음식과 남도 별미의 조화

궁

맛의 고장 전주에 자리한 ‘궁’은 호남지역의 질 좋은 식재료와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깊고 풍부한 맛의 궁중음식을 선보인다.

한복려 원장에게서 사사 받은 정통 궁중 요리에 호남 지역 특유의 풍미를 가미, 재료 고유의 맛과 영양을 담백하게 살린 정갈한 상차림으로 소문이 났다.

궁은 미식가들의 평가를 토대로 제작되는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최초로 리본 3개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이유인즉슨 입맛을 돋우는 맛과 한정식의 품위를 조화롭게 유지했다는 것. 실제로 궁의 음식은 정통 궁중 요리를 기본으로 하되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꾸준히 개발해오고 있다.

<향토성이 가미된 궁의 궁중요리 한상차림>

궁의 상차림은 진상과 선상, 미상으로 나뉜다. 셋 다 한정식 코스 요리로, 기본이 되는 ‘미상’에 신선로와 갈비찜, 전복회를 더하면 ‘선상’, 여기에 전복구이와 대하구이가 곁들여지면 ‘진상’이다. 모든 음식은 중요무형문화재 이봉주 선생의 유기그릇에 담겨 제공된다.

주요메뉴 진상·선상·미상 16만원~25만원(4인 기준)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54-1 전화 063-227-0844, 063-226-0844(예약 필수)

운영시간 11시~21시, 설 및 추석 연휴 휴무 홈페이지 www.gooong.co.kr

천년 고도에서 만나는 궁중의 맛

수리뫼

경주 남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수리뫼는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인 박미숙 원장이 직접 조리하는 궁중음식점이다. 박 원장은 신선한 식재료와 천연조미료만을 사용해 궁중음식 본연의 맛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궁중음식을 알리는데앞장서고 있다.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인 박미숙 원장>

메뉴는 크게 네 종류(수경당 찬·수경당 품·수경당 단·수경당 자)로 나뉘며 전부 코스로 구성됐다. 이중 수리뫼의 정갈한 손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수경당 자’ 또는 ‘수경당 단’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이들은 정해진 메뉴대로 나오는 나머지 코스와 달리 그때그때 엄선한 제철 식재료로 밥상을 구성해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