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맛집

한국최고의 대구탕
'속초생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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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마지막을 대구탕으로 먹기로 한 건

그래도 시각적으로 정갈하고

서울의 대구탕과는 다르겠다는 생각정도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동안 먹은 대구탕들이 우스울 정도의

깊고 새로운 형태의 국물에 감명받았다.


아무도 없는 가게에 자리를 잡고

음식을 기다리는 와중에

어느 무리가 느닷없이 들어와

'빨간 국물 아니죠?'를 묻더니 아니라고 하니

문을 박차고 나가더라.

빨간 국물이 아니면 국물이라 치지 않고

먹어도 헛헛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었을텐데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눈부시게 하얀 대구살이 수줍은 듯

풍성한 미나리 안에 모습을 숨긴다.

불이 달아오르고 국물의 온도가 오르니

하얗다 못해 투명한 살이

국물속에서 점점 존재감을 넓혀간다.

조심스레 살을 토막내어 입에 가져간다.

살이 부서지지 않고 입 속에서 녹아들어

살인지 골수인지 정수를 내어준다.

국물에 일부를 탈취되었어도 여전히

생기넘치는데 살에는 바다의 향과

여름 민어에 비견되는 통렬한 고소함이 서려있다.


푸르딩딩한 대구간과 곤이(대구 수컷의 정소)

에 익숙한 서울 촌놈이 정제되지 않은

그 내장의 펄떡거림에 놀란다.

날 것의 내장들에 해가될까

미나리 위에 조심스레 올려 반숙으로 익혀

먹으니 그동안 먹은 내장들에 대한 기억이

스쳐간다.

눈에 불을 키고 먹던 명반처리된 성게알들은

우스워 보이고 내장이 내장으로서 존재하는

이 미식쾌락의 절정에 탄복한다.


몇가지의 채소들,

배추와 파, 무, 미나리 등등을 기본으로 한

국물은 이 탕의 핵심이다.

일찍이 이런 완벽한 국물을 도회지에서 맛보기는

힘들었을 터

균형이고 나발이고 그 완전무결함에 말을 잃는다.

어떠한 미사여구도 증언부언이 되고

그동안의 머릿 속 해장국물들이

해수海水에 씻겨가며 정돈된다.


그동안 무슨 국물과 대구탕을 먹었던 걸까.


당분간의 '탕'의 성지는 이 곳이라고

못 박으며 빨간국물이 아니라며

가게를 박차고 나간 무리들을

쥐고 흔들고 싶은 심정이다.


유별나게 깐깐하게 구는 미식가 양반들의

입맛에 맞게 가게도 아주 정갈하고 깔끔하니

흠잡을 곳이 없다.





한줄평: 한국 최고의 대구탕

★ ★ ★ ★ ★











  • 속초생대구

    강원-속초, 해물탕/해물요리 > 한국음식
    출처 : 수요미식회 제공
    출처: '수요미식회' 제공
    출처: '수요미식회' 제공
    출처: '수요미식회' 제공
    출처: '수요미식회' 제공
    동명항 근처에 자리 잡은 대구 요리 전문점입니다. 대표 메뉴 ‘생대구탕’은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생대구와 대구 간, 곤이를 넣어 함께 끓여냅니다. 최소한의 양념으로만 간을 하여 대구 본연의 풍미를 살린 개운한 국물맛이 특징입니다. 대구 수컷의 정소인 ‘이리’를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혀 부쳐낸 겨울철 한정 메뉴 ‘이리전’도 별미입니다. 노릇하게 부쳐낸 전은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눅진하고 고소한 맛이 매력입니다. 대구 산란기인 1월에는 다른 생선으로 대체하며 이리전은 11월부터 판매합니다.

    메뉴 정보

    청어알젓 300g, 생대구탕(1인분), 생대구전, 이리전(겨울한정판매)

    별 인증 히스토리

    맛집 근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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