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사

명란 미식회 1편!
명란의 도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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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매거진은 부산시, 부산관광공사와 함께 합니다.



그 명란이 그 명란이라고요


아래 가사 다음에 생각나는 노래를 떠올려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


1) 사랑스러워~

2) 핫!이!슈!

3) 오로나민씨~!


정답 순서대로 30대 > 20대 > 10대



여러분은 어떤 답을 고르셨나요?


같은 가사를 보고도 다른 답을 고르듯, 요즘 식재료계에도 야누스 급의 두 가지 이미지를 가진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제인 ‘명란’.


명란 하면 어떤 음식이 떠오르시나요?


빨갛고 짭조름한 명란을 툭툭 썰어 참기름과 깨, 쪽파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흰밥과 김에 한 입 앙~ 싸먹는 명란 반찬? 아니면 따끈한 밥에 부드러운 아보카도와 김, 노른자를 터트리지 않고 예쁘게 익힌 계란 후라이, 그리고 살구색의 명란을 올려 비벼 먹는 명란 비빔밥?


전자의 명란이 이른바 ‘아재 반찬’이라면 후자는 인스타그램 감성이 담긴 ‘요즘 세대 반찬’이죠. 


실제로 명란 아보카도 비빔밥이나 명란 파스타, 명란 바게뜨 등의 명란을 활용한 요리들이 인기를 끌면서 명란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미지 출처: 리샌독 오스테리아의 명란 고니 스파게티


톡톡 터지는 식감과 바다의 풍미를 머금은 짭조름한 맛!

생각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명란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명태



명태는 가장 많은 이름이 붙은 생선이기도 합니다. 살아있을 땐 생태, 얼어있을 땐 동태, 잘 말린 북어, 겨울철 강원도의 칼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황태, 내장과 아가미를 빼고 꾸덕꾸덕하게 반건조한 코다리, 어린 새끼를 뜻하는 노가리는 등의 이름은 익숙한 편입니다. 


최근엔 검게 말린 먹태, 넓적하게 말린 짝태 등도 맥주 한 잔의 짝꿍으로 종종 보이고요. 또 잡는 시기와 방법에 따라 춘태, 추태, 사태, 막물태, 망태 등 생소한 이름도 있습니다.


또 명태는 내장도 버릴 것이 없는데 오늘의 주인공인 명태의 알인 ‘명란’과 주로 젓갈을 담가 먹는 창자인 ‘창란’, 아가미 ‘서거리’, 부드럽고 꼬들꼬들해 매운탕에서 건져 먹는 맛이 일품인 ‘이리’까지 참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습니다.


이름이 다른 만큼 제각각의 맛이 모두 다르니 다양하게 변신하며 헌신하는 명태는 한국인에게 참으로 고마운 식재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온난화의 영향으로 점차 북쪽으로 서식지가 바뀌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취급하는 명태는 대부분 원양산인 점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찌 되었던 오늘도 문지방 위에서 눈을 부릅뜨고 불철주야 집을 수호해주고 있는 마른 명태에게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가져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의 주인공인 명란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합니다.


명란은 염지를 하여 젓갈을 담가 먹는데, 신선한 명태의 배를 갈라 명태의 알 피막이 터지지 않도록 살살 떼어내어 소금물에 세척 후 염지를 합니다. 보통 15% 선의 염도로 염지를 하며 고춧가루와 마늘 등으로 양념하여 저장을 해 먹습니다. 요즘처럼 냉장시설이 좋아진 이후에는 4%까지 염도를 낮춘 저염 명란이 대세이기도 합니다.


명란은 특유의 알이 씹히는 식감과 짭조름하면서도 내장 특유의 씁쓸한 맛이 독특한 식재료입니다. 이 풍미는 밥, 면, 빵 등 대부분의 음식에서 주연 역할을 꿰차게 해줍니다. 피막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탕에 넣어 톡 터지는 식감을 온전히 느끼거나, 피막을 벗겨 알만 수저로 슥슥 긁어 밥에 비벼 먹어도 아주 좋습니다. 둥글둥글하면서도 길쭉하고 탱탱한 명란의 모양은 그 자체로도 군침을 돌게 하는 매력이 있지요.



명란하면 일본? NO! 명란의 고향 부산!


이 명란의 맛을 일찌감치 일본에 알린 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일제시대 부산에서 태어난 ‘카와하라 토시오’입니다. 카와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으로 돌아가 부산에서 거주할 당시 먹었던 명란젓의 기억을 떠올려 1949년 후쿠오카시 하카타 구 나카스에 ‘후쿠야’를 창업하고 명란을 ‘멘타이코’라는 이름으로 선보이게 됩니다. 


처음엔 고춧가루와 청주로 양념한 형태였지만 점차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다시마와 가쓰오부시 조미액으로 양념해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명란은 후쿠야를 70년이 넘는 일본의 장수기업으로 발돋움하게 해준 일등 공신이 되었습니다. 일본 TV를 통해 ‘매콤한 명란젓’이라는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하고, 지난해에는 동명의 영화까지 개봉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만화 하카타 명란젓 이야기(https://www.fukuya.com)


이미지 출처: 만화 하카타 명란젓 이야기(https://www.fukuya.com)


명란은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일본 전역으로 퍼져 ‘국민 반찬’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전골용 명란, 조미료, 술안주, 각종 과자와 차 등 다양한 음식과 콜라보를 이룬 명란 제품들이 쏟아지고 명란 가공 공장을 관광 명소로 만들며 그야말로 명란 천국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지요.


때문에 요즘 한국에서는 명란을 일본 특산물로 알고 있는 세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명란은 일본에서 더 대박 난 한국 반찬이라는 점!


최근 이 일본 명란의 고향인 부산에서는 ‘원조의 맛’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지키는 부산 명란 장인의 이야기. 부산관광공사와 함께하는 명란미식회 2편 ‘명란을 만드는 사람들’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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