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맛이 아리다.
진하고 꾸덕한 육수를 즐겨하고
그 육수를 먹을만한 것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냉면 맛이라 했는데
아린 냉면 맛이 생소하다.
질긴 맛이 남달라 뚝뚝 끊기는 척박한
메밀 맛과 달라 논쟁과 항쟁의 사이를
이는 연속성이 있고
그 질김이 끈질겨 둘 사이를 끈질기게
맺어갈 선이다.
면발을 스스로 끊어야 하는 능동적인 면은
수동적으로 후두둑 끊기는 메밀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 면발의 강단이 익숙치 않지만
질긴 고구마 전분은 향보다
질감에서 메밀을 앞선다.
회냉면의 회와 고기냉면의 고기는
어떤 냉면집들보다 이상적이다.
양념이 과하지 않고
잡내나지 않게 버무려져
매끈한 농마국수를 타고 먹기좋게
흐트러진다.
과한 양념이 범벅된 기존의 비빔냉면과는
궤를 달리하니 이만하면 하나의 장르에 속할 법하다.
양념이 비벼지기 보다는 농마에 스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공존하니
이만한 양념을 만나기 드물겠다.
시원한 평냉이 겨울이 어울린다면
아리게 맛있는 비냉은 여름에 더 어울린다.
한줄평: 아리게 맛있는 여름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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