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맛집

뚝심 있게 추구하는
진정한 사천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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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본질은 형식이다.

사천요리의 형식을 고집스럽게 추구하여
반도의 중국요리 질을 높였다.

<시추안 하우스>로
대륙의 맛을 가늠하기만 했던 한국인들에게
본토의 어느 사천요리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사천요리를 선보인다.

한국 최고의 사천요리라 부를만 하다.

중국의 <마라유혹>이나 <위신추안차이>에서
먹었던 그것이 생각나는
양질의 '라즈지辣子鸡'부터 남다르다.
*辣子鸡: 사천식 닭볶음

辣子鸡는
水煮鱼나 烤鱼와 더불어
사천 요리 川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핵심이 단단하여 부서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화쟈오와 사천고추의 밀도가
촘촘하여 틈을 내어주지 않고
완벽한 비율의 매운맛과 알싸함이
닭에 삼투된다.

웍으로 튀긴 닭 조각들이
가마솥의 통닭 처럼
습식으로 튀겨져
미더덕 마냥 '톡'하면 '탁'하고
고추기름이 튀는데 먹는 내내 식지
않는 온기가 느껴져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짧지 않던 사천여행에서
달고 살던 청두成都 시내 노포의
라즈지가 생각나는 동서고금을 관통할
본연의 맛이다.


탕수육도 같은 방식으로 튀겨졌다.
대륙의 튀기는 기술이 응집되어 있는
<연화방>의 튀김들은
자태부터 남다른데
<원흥>에서 먹던 '고기튀김'만큼
진득한 튀김옷과 고기의 질감이다.
소스가 따로 필요 없는 풍미가 있어
튀김으로서는 흠 잡을 곳이 없다.

소스는 필요치 않다.
탕수육에서 소스가 맛있어서 '맛집'이
되는 경우도 없고
설령 소스가 남달라도
가게문을 나오며 남는 것은
튀김의여운이다.

튀김 외에도 다른 솜씨들이 만만치 않다.

간판메뉴라는 마파두부는

비싼가격을 무색케 할 본토의 맛이다.

외유내강의 두부의 특성을 이해한
접근 방식을 통해 소스와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냈고
더 들어올 틈 없는 높은 밀도에
볶음밥이 더해지면 상상 이상의 시너지가 나온다.

주방장의 웍질 수준이 경지에 다다른
볶음 기술로 불코팅과 기름코팅이
밥알 하나하나에 입혀져
쌀에 자유를 부여하니
입안에서 자유자재로 합쳐지고 풀어짐을 반복하다
마파두부의 밀도 안으로 증발을 한다.

마파두부와 볶음밥의 합이 망설여지지 않고
이도 좋고 저도 좋으니
황희정승의 딜레마가 생각난다.

장난스러운 군만두도 장인 수준의
웍질을 만나 재탄생한다.
만두는 기성품을 사용하여
식감이 뛰어나진 않지만
최고의 웍질을 통해
재료 간의 층위를 나눠
새로운 음식으로 탄생을 시켰다.

예술의 본질인 형식을
가공하지 않고
수련을 통해 담금질 해온
주방장의 내공으로
가게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한국에서 먹는 최고의 사천요리집이다.


한줄평: 한국 최고의 사천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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