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는 추울 때가 제철이라지만 진짜 미식가들은 여름철에도 맛을 찾아 떠돈다. 특히 이맘때가 되면 기다렸다는 듯 찾는 생선이 바로 ‘민어’다. 육질이 희고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으며, 씹을수록 단맛이 살아나는 생선. 비린내 없이 담백한 맛과 고급스러운 식감 덕분에 여름 회의 제왕으로 불린다.
민어는 민물고기가 아니다. ‘민(民)’은 ‘백성’을 뜻하는 게 아니라 ‘여러 무리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라는 설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임금님 수라상에도 오를 만큼 귀했던 생선으로, 특히 산 채로 수조에서 길러 낼 수 있는 활민어는 그야말로 진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맘때가 아니면 제대로 된 민어회를 맛보기 어렵다. 6월에서 8월 사이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오른 민어는 지방 함량이 높아져 유난히 고소하고 감칠맛이 깊어진다. 특히 민어는 부위마다 맛의 결이 달라 ‘머리, 껍질, 뱃살, 부레, 지느러미’ 등 모든 부위가 버릴 것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민어회, 민어탕, 민어전, 껍질, 부레회 등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는 것도 여름 민어만의 특권이다.
이번 주에는 전국 각지에서 활민어 혹은 숙성 민어회로 입소문 난 신흥 강자들을 모아봤다. 단순히 회 한 접시가 아닌, 그 안에 담긴 여름의 깊이를 느껴보자. 당신이 몰랐던 민어의 세계가 바로 지금 제철이다.
전국 민어회 맛집으로는 목포 영란횟집, 목포 청자횟집, 목포 덕적식당, 목포 중앙횟집, 서울 신논현 노들강본채, 논현동 삼호짱둥이, 논현 목포자매집, 공덕 남해바다, 가락동 일등바우, 종로 홍어랑민어랑, 양재 고창식당, 역삼 속초집역삼본점, 종로 토속정, 방배 민어사랑, 분당 만강, 인천 화선횟집. 인천 덕적식당, 인천 경남 횟집, 여수 조일식당, 대전 원조 강경옥 등이 유명하다.
1.민어의 고장에서 맛보는 민어의 맛, 목포 ‘영란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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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철 생선 민어는 목포의 특산물로도 유명한데, 목포는 민어의 거리가 있을 정도로 민어에 대한 자부심이 깊은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영란횟집은 1969년 개업해 60년에 가까운 업력을 자랑하는 식당.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목포를 대표하는 미식 성지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버려지던 민어 부레와 껍질을 별미로 개발하고, 매년 옥상에서 직접 담근 된장으로 깊은 맛의 매운탕을 끓여내는 등 민어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집이 있다. 이곳 민어는 하루이틀 정도 숙성시킨 선어회로 제공되는데, 큼직하고 두툼하게 썰어내 부드러우면서도 차진 식감이 일품이다. 특히 6개월 이상 삭힌 막걸리 식초로 직접 만든 특제 초장에 찍어 먹으면 민어 본연의 감칠맛이 극대화된다. 민어회, 민어회무침, 민어전, 민어매운탕으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는 민어의 모든 것을 다채롭게 맛볼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선사하는 메뉴. 여름철엔 손님이 많으므로 웨이팅이나 복잡한 부분을 어느정도 감수해야 하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위치: 전라남도 목포시 번화로 42-1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가격: 민어코스요리 2인기준 10만원, 3인기준 13만원, 4인기준 16만원
▲후기(식신 마포면먹러): 민어회로 아주 유명한 식당이다. 주문하면 나오는 것은 특제 초장, 참기름과 쌈장, 아주 풍성한 쌈야채 그리고 민어회와 민어껍질. 특제 초장은 어색하면서도 익숙한 맛이 났고, 으스러지는듯한 회 식감과 잘 어울렸다. 그리고 같이 나온 민어껍질은 아주 고소하면서 오돌오돌한 식감이 매우 재밌었다. 그리고 민어매운탕도 무척이나 맛있었으며, 같이 나온 밑반찬들과 식사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민어회맛을 여전히 모르는 나였기에 먹는 내내 왜 민어회를 먹을까 의구심이 든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자주 먹어봐야겠다.
2.제철 민어로 즐기는 한 상, 신논현 ‘노들강본채’

식신 533909님의 리뷰

식신 트윈플래닛님의 리뷰
서울에서 남도의 제철 맛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보석 같은 식당, ‘노들강’. 민어와 병어, 홍어와 낙지, 황석어(깡달이), 덕자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도는 고향 음식이 한자리에 모인다. 모든 재료는 산지 직송으로 공수하는데, 신안과 각지 섬에서 공수한 자연산 생선을 비롯해, 천일염으로 직접 담근 간장과 된장, 섬마을에서 계약 재배한 고추와 배추로 담근 김치까지 집념 어린 준비 과정이 녹아 있다. 여름철엔 제철 민어를 맛보려는 손님들이 북적이는데, 민어회, 민어불고기, 민어전, 민어탕으로 이어지는 민어 코스요리가 인기가 좋다. 특히 다른 곳에선 맛보기 어려운 매콤 달콤한 맛의 민어 불고기가 별미. 다소 부드러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민어를 익혀내 누구나 즐기기 좋다. 민어탕은 5년 이상 숙성한 장으로 끓여내 묵직하면서도 진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제철 민어의 깊은 맛과 고향 음식의 정겨움이 어우러진 곳에서 남도의 여름을 맛있게 누려보자.
▲위치: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14길 21
▲영업시간: 월~토 11:30 - 22:00, 매주 일요일 휴무
▲가격: 민어코스(1인. 2인이상 주문 가능) 10만원, 민어회(중) 9만원, 민어전(중) 9만원
▲후기(식신 트윈플래닛): 민어회를 강남에서 잘하는집으로 다른 남도 음식도 수준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