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은 가을의 한복판이다. 해가 없어지는 아침이나 저녁에 문을 나서면 슬며시 찾아오는 찬바람에 일순간 놀라게도 되는 요즘은 물처럼 찾게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 보글보글 끓는 얼큰한 뚝배기 속 국물이 더 생각이 난다.
국과 밥을 함께 먹는 탕반류 중에서도 가장 친숙한 메뉴는 십여년 전만 해도 소사골로 만드는 설렁탕이었다. '국밥'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잘 익은 깍두기와 김치를 곁들인 소고기 곰탕이나 설렁탕을 지칭하는 대명사처럼 쓰이곤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소고기나 뼈값이 슬금슬금 오르다보니 탕에 소주 한 병을 곁들일지 말지 고민하게 되는 그 틈을 파고든게 바로 순대국이다.
설렁탕을 떠오르게 하는 뽀얀 국물과 뚝배기 가득 담아주는 내장, 실하게 채워넣은 속재료로 터질 듯 탱탱한 순대까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풍성함과 따스함을 채운 순대국은 단숨에 '국민 국밥'의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찰순대, 고기순대, 담백하고 깔끔한 백암스타일, 터프한 병천스타일 등 순대 종류부터 다르거니와 어떤 내장을 쓰는지에 따라서도 맛이 천차만별이니 내 입맛에 맞는 순대국을 찾아 전국을 누비는 마니아들도 적지 않다. 오늘 소개할 업장들은 이 분야의 신흥 강자들. 뛰어난 맛과 여러 차별화된 장점을 앞세워, 비교적 짧은 업력에도 웨이팅 없이는 만나 보기 힘든 순대국 맛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기다려 만날 가치가 있는 특별한 한 그릇을 내는 웨이팅 필수, 순대국 맛집 신흥강자 다섯 곳을 소개한다.
1. 마늘 소스에 찍어 먹는 큼직한 고기와 순대, 번동 ‘벼랑순대국’
공식 네이버플레이스
공식 네이버플레이스
찾아가기 쉽지 않은 위치의 작은 공간에 주차 등의 편의 시설도 딱히 갖추어져 있지 않지만 오직 맛 하나 보고 찾게 되는 순대국 맛집이다. 머리고기, 살코기, 내장 등 기본 순대국 종류는 뽀얀 돼지국밥 스타일이고 시그니처인 ‘벼랑순대국’은 붉은 빛깔부터 얼큰함이 감도는 맛. 너무 텁텁하지 않으면서도 마늘의 감칠맛과 후추맛이 강하게 감도는 국물 스타일이다. 부드럽게 손질한 내장이 가득 들어있는 것이 특징. 독특하게 ‘마늘장’이 준비되어 있는데 다진 마늘과 고추가루를 중심으로 넉넉하게 개어놓은 소스는 달달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감돌아 곱창이나 살코기, 순대부속을 찍어 즐기기에 그만이다.
▲위치: 서울 강북구 한천로 924
▲영업시간: 매일 11:30 - 21:00(B·T 15:40 - 16:40), 일요일 휴무
▲가격: 벼랑순대국 1만1000원, 머리고기순대국 9000원, 토종순대 1만4000원
▲후기(식신 치즈계란말이): 마늘소스는 기본 순대국에 더 잘어울리는 듯 하고 얼큰한 벼랑순대국은 그 자체로도 맛있다. 잡내 하나 없이 깊은 맛의 국물~~ 한번 먹어보면 또 먹고싶은 중독성 강한 국물 맛이 최고
2. 압도적인 푸짐함으로 승부, 수원 망포 ‘백년광명순대국 망포본점’
haruday_j님의 인스타그램
wookyung_ki님의 인스타그램
착한 가격에 접시가 작아보일 정도로 가득 채워 담아내는 순대국이 일품인 맛집. 순대국 한 그릇의 양이 어마어마한데 다른 곳에서는 특사이즈로 부를만한 사이즈다. 순대국 양이 많아 일부러 밥을 조금만 줄 정도라니 넉넉함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밥은 무료로 리필이 가능하다. 대표메뉴인 ‘순대국’은 백암 스타일 순대와 머릿고기, 뽈살, 오소리감투가 넉넉하게 들어있다. 얼큰하면서도 텁텁하지 않은 국물에 잡내 없는 정석의 맛. 여기에 셀프로 먹고 싶은 만큼 이용 가능한 반찬도 다양하게 제공되어 순대국에 곁들여 먹기 좋다. 이미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재료 소진도 빠른 편이니, 걱정 없이 오픈런으로 이용하는 쪽을 추천한다.
▲위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로90번길 4-9
▲영업시간: 매일 11:00 - 15:30, 일요일 휴무
▲가격: 순대국 1만원, 돼지머리국밥 9000원
▲후기(식신 호두까기인형): 사람 많을 땐 12시에 갔는데도 품절일때가 있을 정도;;; 양 진짜 많고 맛있어요. 재료 부족해서 홀 손님에 집중한다고 포장도 안해줄 정도로 양심 있게 장사하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