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전쟁 같은 한국 외식업 시장에서 연일 승승장구하는 이들이 있다. 음식의 맛과 비주얼뿐만 아니라 오가는 손님들을 끌어들일 익스테리어, 들어온 손님들의 마음을 훔치는 인테리어, 컨셉에 충실한 기물과 나아가 소소한 굿즈까지. 정적인 레스토랑이 아닌, 매장을 알고 찾아와 들어서서 식사를 하고 나가기까지의 모든 식사 경험에 스토리를 담아낸다.
고고한 백조도 수면 아래에서는 쉼없이 물갈퀴질을 하는 것과 같이, 이들의 식당도 멋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수없는 피땀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고퀄리티의 식재료 공수를 위한 발품을 파는 것은 기본, 일관된 품질의 식재료 공수를 위해 농장을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직원 교육과 지점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요즘 세대가 열광할 포인트를 끊임없이 찾아내는 감각을 수양하기에도 많은 시간이 든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음식에 대한 열정 하나로 잠을 미룬다. 성공한 이들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찬찬히 생각해보면 인생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주는 음식점의 마에스트로라 불러도 될 정도의 기획력을 갖춘 젊은 외식업 천재들이 만든 맛집을 소개한다.
- 1. 순종 듀록 돼지고기의 깊은 풍미, 보라매 ‘월화고기’

네이버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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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재료는 그 자체로 마케팅이 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전준형 대표의 고깃집. 전대표는 문래에 이어 마포, 강남에서 운영중인 곱창전문점 ‘곱’을 시작으로 문래, 보라매, 상암에 자리잡은 ‘월화고기’, ‘계옥정’, ‘월화갈비’, ‘느루집’, ‘마틸다바베큐치킨’ 등 다양한 맛집을 모두 성공시키며 외식기획자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았다. 보라매에 있는 월화고기는 흔치 않은 국내산 듀록 생고기를 맛볼 수 있으면서도 통 건물로 이뤄진 매장 규모가 크고 쾌적한 곳. 이곳에서는 국내산 듀록 오겹살과 목살을 비롯해 무항생제 사료로 자란 건강한 돼지고기와 1++ 한우를 고루 맛볼 수 있다. 듀록은 마블링이 우수하면서도 지방과 육즙에서 풍기는 특유의 고소한 맛이 일품인 품종으로 월화고기에서는 서버가 완벽한 상태로 직접 구워주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직접 운영하는 월화농장을 통해서 공수한 친환경 식재료들도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장점이다.
[식신 TIP]
▲위치: 서울 관악구 보라매로3길 16
▲영업시간: 평일 16:00 - 22:30, 주말 11:30 - 22:30
▲가격: 국내산 100% 듀록 오겹살(160g) 2만원, 먹거리X파일 착한 삼겹살(160g) 1만8000원
2. 미식가들이 사랑하는 식감의 강화갯벌장어, 논현 '영동장어'

식신 컨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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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이였던 박수경 대표가 칠전팔기의 외식업 도전 끝에 연 ‘금돼지식당’은 지금은 줄을 서도 맛보기 어렵다는 전국적 유명세의 맛집이 되었다. 박수경 대표와 박세영 사장이 운영 중인 ‘금돼지식당’의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KMC와 함께 만든 ‘영동장어’는 그들의 기획력이 어디까지 상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 민물장어를 강화도 갯벌에서 75일간 순치한 강화갯벌장어를 맛볼 수 있다. 갯벌장어는 일반 장어에 비해 살이 더 쫀득하고 풍미가 살아있어 미식가들에게 사랑받는 식재료다. 장어와 잘 어우러지는 정갈한 밑반찬도 섬세하게 준비된다. 북해도우니, 한우 꾸리살 육회, 캐비어, 독도새우 등 고급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어 특별한 날 프라이빗하게 모임을 하기에도 좋다.
[식신 TIP]
▲위치: 서울 강남구 언주로148길 8
▲영업시간: 월~토 11:30 - 00:30, 일요일 11:30 - 23:30
▲가격: 강화갯발장어 8만5000원, 민물장어구이 4만5000원, 구이용 야채모둠 1만5000원
3. 부드럽고 촉촉한 인생 오리를 만날 수 있는, 성수 '뚝도농원'

ttukdo__nongwon님의 인스타그램(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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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 ‘몽탄’, 남영동 ‘초원’, 중림동 ‘두툼’을 운영하고 있는 조준모 대표가 ‘금돼지 식당’, ‘뜨락’의 김재균 대표와 만나 만든 코리아 미트 클럽(KMC·Korea Meat Club)의 작품. 버려진 공장을 개조한 인더스트리얼 감성의 인테리어에 어두운 조도, 테이블 위를 비추는 묘한 컬러의 조명까지 요즘 MZ세대가 열광할 법한 소재들을 영리하게 믹스했다. 오리가 맛있기로 유명한데, 부드럽고 촉촉한 오리 로스는 훈제오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췄다. 사이드 메뉴로는 꾸덕할 정도로 내용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순두부찌개가 유명한데, 여기에 감자밥을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감자밥은 벼꽃향미 품종을 사용해 가마솥에서 지은뒤 이즈니 버터와 장석준 명란, 감자를 토핑해 슬슬 섞어 먹으면 풍미가 일품. 일반적인 주류부터 하이볼과 전통주, 와인까지 주류 라인업이 다양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식신 TIP]
▲위치: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82
▲영업시간: 평일 12:00 - 22:00(B·T 15:00 - 17:00), 주말 12:00 - 22:00
▲가격: 오리로스구이(160g) 1만8000원, 항정살(160g) 1만8000원, 순두부찌개 9000원, 감자밥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