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잔칫상의 필수 음식이라 불리는 ‘홍어’. 홍어를 삭혀 먹는 방법은 홍어 수확량이 가장 많은 흑산도가
아닌 영산포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왜구의 침략이 잦던 고려 말,
조정에서는 섬 지역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강제로 피난시켰다. 흑산도와 주변 섬사람들이
왜구를 피해 내륙으로 들어와 정착한 곳이 지금의 영산포다. 이때 이주민들이 배에 싣고 온 생선 중 썩지
않은 유일한 생선이 홍어였다. 이후 홍어의 삭은 맛을 별미로 즐겨 먹기 시작한 것이 삭힌 홍어 요리의
시초다.
푹 삭힐수록 제맛이 난다고 알려진 홍어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먹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홍어삼합’은 삭힌
홍어를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톡 쏘는 홍어와 기름진 돼지고기, 매콤하게 잘 익은 묵은지가 조화를 이룬다. 입 안 가득 풍성해지는
삼박자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홍어 맛집으로는 역삼 해남천일관, 남부터미널 영산강, 삼학도, 양재
식영정, 건대 안주나라, 발산역 토담집, 사당 막걸리이야기, 흑산도홍어, 염창
목포낙지마을, 사가정 섬마을홍어집, 합정 홍어한마리, 망원 무침프로젝트홍어무침, 신논현 홍어와탁주, 노들강, 삼성역 고운님. 신사역
해남집, 논현 목포자매집 등이 유명하다. 전국 홍어 맛집으로는
목포 덕인집, 홍도전복집, 모정명가, 금메달식당, 나주 홍어1번지, 영산포홍어, 광주 김가원, 신안
성우정회관, 흑산도영생식당, 부평 소학 등이 유명하다. 삭힘의 미학, 홍어 베스트 맛집을 소개한다.
1. 헤어나올
수 없는 홍어삼합의 매력, 방배 ‘흑산도홍탁’
‘흑산도홍탁’은 전라남도 보성 출신의 주인장이 운영하는 홍어
요리 전문점이다.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를 미나리 위에 가지런히 담아내는 ‘홍어삼합’이 대표 메뉴. 함께
제공되는 새콤한 묵은지에 홍어와 고기를 한 점씩 얹고 미나리와 마늘을 취향대로 곁들여 먹으면 된다. 열흘
정도 삭힌 홍어는 씹을수록 특유의 알싸한 향이 올라온다. 홍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생 홍어는 예약 시에만 주문 가능하다. 홍어가 들어오는 매주 목요일은 신선한 홍어 애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식신의 TIP]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천로 44
▲영업시간: 매일 04:00 – 02:00
▲가격: 홍어삼합(대) 75,000원, 홍어회(대)70,000원
▲후기(식신
초록사과연필): 만족스러운 편. 홍어를 먹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좀 걱정했는데... 상당히 잘 먹고 왔습니다.
2. 톡 쏘는 홍어의 참맛, 종로
‘목포홍어집’
종로3가역 인근 골목에 자리 잡은 ‘목포 홍어집’은 회, 찜, 탕, 무침 등 다양한 홍어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대표 메뉴는 ‘홍어삼합’으로 국내산과 수입산 홍어를 모두 취급하며 둘 중 선택 가능하다. 적당히 삭힌 이 집의 홍어는 쫄깃하면서도 찰진 식감을 자랑한다. 각종
나물, 어리굴젓, 단호박 조림 등 한정식 차림을 연상시키는
밑반찬이 고루 준비되는 점이 특징이다. 홍어삼합과 함께 이 집의 단골에게 별미로 꼽히는 메뉴는 ‘홍어내장탕’. 부드럽고 고소한 내장과 톡 쏘는 국물은 술안주로 제격이다.
[식신의 TIP]
▲ 위치: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11다길 18
▲영업시간: 평일 16:00 – 22:00, 주말 휴무
▲가격: 국내산홍어삼합(대) 90,000원, 수입산홍어삼합(대) 70,000원, 홍어내장탕 10,000원
▲후기(식신 오나의로미오): 톡 쏘는 홍어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입니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을 거예요!
3. 홍어삼합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집, 종로 ‘순라길’
1966년부터 2대째 운영 중인 홍어
전문점 ‘순라길’. 만화 식객에 홍어 맛집으로 소개될 만큼
인기가 많다. 대표 메뉴는 ‘홍어삼합’. 삼겹살 부위를 삶아 준비하는 수육은 적절한 지방층으로 감칠맛을 더해주고, 2년
이상 숙성시킨 배추김치가 홍어의 꼬릿한 향을 잡아낸다. 아삭한 식감과 시원함이 일품인 이 집의 김치는
직접 관리∙운영하는 작업장과 저장소를 두어 언제나 균일한 맛을 유지한다. 홍어
요리에 곁들이기 좋은 달큰한 ‘수제막걸리’도 인기다.
[식신의 TIP]
▲위치: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141
▲영업시간: 평일 12:00 – 22:00, 토요일 12:00 – 21:00, 일요일 휴무
▲가격: 홍어회(2인) 75,000원, 홍어탕(대) 45,000원
▲후기(식신 해운대뚱): 안
하는 낮술도 하게 하는 맛있는 콤콤함.콤콤함을 극복시키는 김치와 수육도 한 맛. 홍어 성지.
4. 전라남도의 손맛을 그대로, 광화문
‘신안촌’
‘신안촌’은 30년째 운영 중인 전라남도식 한정식 전문점이다. 한옥을 그대로 살려낸
이곳은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표 메뉴는 ‘홍어삼합정식’. 9가지 밑반찬과 함께 홍어삼합, 홍어전, 가지찜, 매생이탕, 코다리찜, 연포탕이 차례로 준비된다. 상차림이 푸짐하고 정갈해 각종 모임 장소로
인기가 많다. 신선한 낙지를 통으로 요리한 후 꼬챙이에 꽂아내는 낙지꾸리가 포함된 ‘낙지꾸리정식’도 인기 메뉴. 코스나
정식 메뉴 외에도 식사와 요리는 모두 단품으로도 주문할 수 있다.
[식신의 TIP]
▲위치: 서울 종로구 사직로12길 8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 일요일 휴무
▲가격: 홍어삼합정식(2인) 77,000원, 낙지꾸리정식(2인) 77,000원
▲후기(식신 깜까뮈):
자주 가고 싶은 곳입니다. 남도 음식의 대표식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어요.
5. 홍어 마니아들의 성지, 안양
‘흑산도홍어’
안양 중앙시장 인근에 자리 잡은 ‘흑산도홍어’.
홍어 연구가라 불리는 사장님의 홍어 해체 쇼가 매일 이루어지는 곳이다. 홍어는 수입산과
국산 메뉴판이 따로 준비된다. 샤부샤부, 튀김, 삼합, 찜 등 다양한 홍어 요리와 갓 손질한 홍어 애, 간을 포함한 특수 부위를 맛볼 수 있는 ‘코스요리’가 인기 메뉴. 특히 이 집의 홍어삼합은 특허받은 방법으로 홍어를
삭힌 뒤 큼지막하게 썰어낸다. 두툼한 돼지고기 수육과 묵은지, 막걸리까지
곁들여 먹는 홍탁삼합이 별미다. 코스요리는 5인 이상 주문
가능하며 예약이 필수다.
[식신의 TIP]
▲위치: 경기 안양시 만안구 장내로 104
▲영업시간: 매일 14:00 – 24:00
▲가격: 국산홍어삼합(소) 80,000원, 코스요리(1인) 80,000원
▲후기(식신 옆구리터진김밥): 가게 사장님이 홍어 전문가로
엄청 유명한 분이시더라고요. 여기 홍어도 대중적인 맛이라기보단 홍어 마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딱 그런
맛이었어요. 홍어삼합으로 먹고 왔는데 돼지고기랑 홍어랑 김치랑 같이 먹는데 이게 씹으면 씹을수록 맛있는
게 정말 잘 먹고 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