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지만 깊고, 담백하지만 묵직한 맛. 곰탕은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국물 속에 들어 있는 시간과 정성만큼은 여느 요리보다도 깊다. 고기와 뼈를 오래도록 고아낸 맑은 육수는 첫술부터 속을 달래주고, 밥 한 숟가락을 말아넣으면 한 끼 식사의 온기가 오롯이 전해진다.
곰탕의 세계는 생각보다 넓다. 한우 사골로 우려낸 서울식 곰탕부터, 지방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 돼지곰탕, 진한 육향의 양곰탕, 도가니와 꼬리곰탕까지. 뽀얀 국물의 농도와 고기의 부위, 국밥처럼 말아내는 방식까지, 곰탕 한 그릇엔 지역성과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누군가는 아침 해장을 위해 찾고, 누군가는 겨울 보양식으로 즐긴다. 미식가들은 한여름일수록 뜨끈한 국물 한 그릇에 마음이 간다. ‘이열치열’이라는 말처럼, 땀을 식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속 깊이 데워주는 음식일지 모른다. 그 대표 주자가 바로 곰탕이다. 속은 든든하고 맛은 담백한 곰탕은, 여름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번 주에는 무더위를 이겨내는 가장 따뜻한 방식, ‘곰탕’의 신흥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한 그릇의 고요한 진심, 지금 만나보자.
한우곰탕 맛집으로는 서울 곰탕 맛집으로는 명동 하동관, 시청 애성회관한우곰탕, 역삼역 이도곰탕, 선릉 수하동곰탕, 마포 마포백년곰탕 도하정, 마포 곰탕반, 서초 이여곰탕, 남대문 진주집, 남대문 은호식당, 방이 봉피양, 시청 부민옥, 충무로 황소집, 영등포 대한옥, 영등포 덕원, 신대방 등나무집, 당산역 부여집, 삼각지 평양집, 종로 영춘옥, 명동 미성옥, 건대 민정식당, 용산 능동미나리, 수유 옛곰탕집, 신사역 오복꼬리곰탕, 영등포 남평식당, 방화동 원조나주곰탕, 신림 김영자나주곰탕, 압구정 미남옥, 역삼 세석정, 나주 나주곰탕노안집, 나주 나주곰탕하얀집, 나주 남평할매집, 일산 서동관, 남양주 원조천마산곰탕, 인천 삼강옥, 평택 파주옥, 안성 안일옥, 대전 유성 한우곰탕, 부여 엄가네곰탕, 예산 뜨끈이집, 서산 읍성뚝배기, 대구 달성 원조현풍박소선할매집곰탕, 달성 금산곰탕, 의령 종로식당, 의령 수정식당, 의령 중동식당, 장흥 3대곰탕, 광주 나주곰탕하얀집, 광주 광산나주곰탕, 진주 육거리곰탕, 무안 토담골한우곰탕, 포항 안동소머리곰탕, 포항 장기식당, 부산 해운대 이래옥 등이 유명하다.
돼지곰탕 맛집으로는 서울 합정 옥동식, 북촌 안암, 광화문 광화문국밥, 서울역 서울역곰탕, 녹사평 남매국밥, 가양동 칠흑, 강동 온고식당, 역삼 동봉관, 용산 백랑, 부산 용호동 나막집, 부산 신평 정짓간, 뉴욕 옥동식 등이 유명하다.
양곰탕 맛집으로는 서울 방이동 봉피양, 을지로 부민옥, 영동시장 배꼽집, 남대문 양미옥, 공덕 원조신촌설렁탕, 청담 뜨락, 청담 우주옥 등이 유명하다.
1. 내공 있는 담백한 곰탕 한 그릇, 서울역 ‘서울역곰탕'

공식 네이버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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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을 오가는 수많은 여행객들의 피로를 씻어줄 만한 맛집. 한국적이면서도 쾌적한 공간에서 정갈한 한식을 선보인다. 이 집은 돼지를 주재료로 곰탕을 만드는데, 대표 메뉴인 ‘돼지곰탕’은 국내산 돼지 앞다리살과 돈사골을 이용해 깔끔하고 담백한 육수를 낸다. 얇게 슬라이스한 돼지 수육이 탕에 넉넉하게 들어 있으며, 아주 부드럽고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기본 간이 어느 정도 되어 있어, 나오자마자 후루룩 떠먹기 좋다. 여기에 청양고추와 숙성 양념장을 넣은 ‘얼큰 돼지곰탕’도 인기다. 사이드로는 ‘지짐만두’가 대표적. 아침마다 빚은 손만두를 노릇하게 구운 뒤, 특제 양념소스와 채소를 버무려 낸다. 곰탕과의 궁합이 좋아 많은 손님들이 곁들여 찾는다. 서울에서 내공이 느껴지는 곰탕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은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집이다.
▲위치: 서울 중구 퇴계로 15
▲영업시간: 매일 11:00-21:00 (B·T 15:00-17:00)
▲가격: 돼지곰탕 1만3000원, 얼큰 돼지곰탕 1만3000원, 지짐만두 한접시 1만6000원
▲후기(식신 토론토새댁): ktx타기전에 국밥 한 그릇 하기 좋은 곳. 인테리어는 꽤 레트로한데 생긴지 얼마되지 않은곳이라니 섬세하게 잘 구성하신 듯해요. 돼지곰탕에다 만두 사이드까지 하니 가격이 꽤 나왔는데 맛은 있어요. 맑으면서도 묵직하고 잡내없이 진한 맛!
2. 한우 곰탕의 진수를 선보이는, 해운대 ‘거대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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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프리미엄 한우 곰탕 전문점. 고급 갈비 전문점 ‘거대갈비’에서 운영하는 두 번째 브랜드로, 2018년 말 오픈 이후 깊고 진한 국물 맛 하나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부산을 대표하는 맛집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집 곰탕의 핵심은 진한 육수에 있다. 1++ 등급 한우 사골과 양지를 푹 고아낸 곰탕은, 마치 크림 수프를 연상시킬 만큼 농도가 진하다. 맑은 국물과 뽀얀 국물 두 가지 버전을 판매하지만, 이 집의 시그니처는 단연 뽀얗고 진한 곰탕이다. 더욱 묵직한 국물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농후하고 더 진한 뽀얀곰탕’도 따로 마련돼 있다. 곰탕은 국물 맛을 먼저 본 뒤, 함께 제공되는 간 마늘이나 명란을 조금 넣어 먹으면 감칠맛이 한층 살아난다. 이북식 만두나 수육 같은 사이드 메뉴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진하고 맛있는 한국 탕반’을 목표로 한다는 다짐이, 그 맛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이다.
▲위치: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163
▲영업시간: 07:00-21:00
▲가격: 한우 고기곰탕 1만8000원, 농후하고 더 진한 뽀얀곰탕 2만2000원, 이북 김치손만두 반접시(3p) 8000원
▲후기(식신 꼬꼬): 가격대가 비싼편이지만 한우곰탕이라 이해되는 가격이에요. 맑은 곰탕은 깔끔하고 뽀얀곰탕은 진해서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