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소울 푸드 곰탕. 갓 지어 고슬고슬한 쌀밥과 따끈따끈한 고깃국의 조합을 어느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이건 비단 한국인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닌 것이, 뉴욕에 진출한 옥동식의 돼지곰탕이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올해 뉴욕의 최고의 요리 8선’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니 그야말로 전세계가 K-곰탕의 맛에 빠져드는 것도 시간 문제가 아닐까 싶다.
뭉그러질 정도로 푹 고았다는 말에서 유래된 곰탕. 대체로 양지나 사태, 깔끔한 내장 등의 고기 위주로 맑게 끓여낸 탕을 뜻한다. 소 국거리로 끓이는 일반적인 곰탕 이외에도 꼬리곰탕, 노계를 사용해 맑게 우려낸 닭곰탕, 돼지를 사용한 돼지곰탕, 소의 내장을 이용한 양곰탕 등 종류도 다양하다.
또 만듦새에 따라 아주 맑은 스타일부터 묵직한 점도, 그리고 기름기가 동동 떠 있는 터프한 스타일까지 집집마다 다양한데, 요즘은 고기 기름을 아주 깨끗하게 걸러낸 스타일의 곰탕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수육이나 만두, 전 등 각 매장이 선보이고 싶은 사이드 요리들이 식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영혼의 단짝 김치와 깍두기가 공백을 채워준다. 한 그릇을 훌훌 다 먹고 나면 허했던 마음까지 채워지는 곰탕. 이번 주는 마음까지 달래주는 따뜻하고 진한 한 그릇을 맛볼 수 있는 곰탕 신상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서울 곰탕 맛집으로는 명동 하동관, 시청 애성회관한우곰탕, 합정 합정옥, 영등포 남평식당, 마포 마포백년곰탕 도하정, 마포 곰탕반, 방화동 원조나주곰탕, 합정 옥동식, 역삼역 이도곰탕, 선릉 수하동곰탕, 서초 이여곰탕, 신림 김영자나주곰탕, 압구정 미남옥, 역삼 세석정, 방이동 라미옥, 수유 옛곰탕집, 여의도 한암동, 양재 곰쉐프진곰탕, 남대문 진주집, 남대문 은호식당, 방이 봉피양, 시청 부민옥, 충무로 황소집, 을지로 순흥옥, 영등포 대한옥, 영등포 덕원, 신대방 등나무집, 당산역 부여집, 삼각지 평양집, 종로 영춘옥, 명동 미성옥, 건대 민정식당, 강동 온고식당, 역삼 동봉관, 북촌 안암, 용산 능동미나리, 신사 곰탕랩 등이 유명하다.
전국 곰탕 맛집으로는 나주 나주곰탕노안집, 나주 나주곰탕하얀집, 나주 남평할매집, 일산 서동관, 남양주 원조천마산곰탕, 인천 삼강옥, 평택 파주옥, 안성 안일옥, 대전 유성 한우곰탕, 부여 엄가네곰탕, 예산 뜨끈이집, 서산 읍성뚝배기, 대구 달성 원조현풍박소선할매집곰탕, 달성 금산곰탕, 의령 종로식당, 의령 수정식당, 의령 중동식당, 장흥 3대곰탕, 광주 나주곰탕하얀집, 광주 광산나주곰탕, 진주 육거리곰탕, 무안 토담골한우곰탕, 포항 안동소머리곰탕, 포항 장기식당, 부산 해운대 이래옥 등이 유명하다.
1. 미필담의 맛을 이어가는 식당, 강동 ‘온고식당’

네이버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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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맛이란 반드시 담백한 것이라는 ‘대미필담’의 철학을 가진 곰탕집. 아담한 가게지만 혼밥족을 위해 1인석도 마련되어 있어 부담없이 들리기 좋다. 돼지 앞다리살을 이용해 아주 맑은 스타일의 돼지곰탕을 만드는데, 맑기와는 다르게 간은 짭쪼름하게 된 편이고 느끼함 없이 뒷맛이 깨끗하다. 돼지불고기, 접시만두, 메밀전, 냉제육 등 선택할 수 있는 사이드메뉴가 다양한 것도 좋다. 특히 돼지곰탕에 올라가는 수육과 냉제육은 3~4일간 건조 숙성을 통해 육향과 식감을 끌어올린 것도 좋다. 친절하고 세심한 사장님의 접객도 만족할 만하다.
▲위치: 서울 강동구 성안로3길 86
▲영업시간: 평일 11:20 - 21:30 (B·T 15:00 - 17:00), 토요일 11:30 - 15:00, 일요일 휴무
▲가격: 돼지곰탕 9000원, 돼지불고기 1만원, 냉제육 반접시 1만원
▲후기(식신 라따뚜이): 맑고 깔끔한 돼지곰탕. 기름기가 적어서 누린내도 없고 아주 맛있어요. 국물 간도 좀 되어있는편이라 추가로 간 맞출 것 없이 바로 밥이랑 먹으면 됩니다.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셨어요.
2. 맑은 국물에 스치는 깊은 감칠맛, 역삼 '동봉관'

yeok3_dongbong님의 공식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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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지리산 돼지로 끓인 곰탕을 맛볼 수 있는 곳. 매장 중앙에 디귿자 형태로 이뤄진 카운터석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깔끔하고 정갈한 인테리어가 이 가게의 음식맛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만 같다. 메뉴는 보통 양의 곰탕과 고기가 2배로 들어간 ‘특’으로 구분되며 여기에 잔술을 곁들일 수 있다. 밥을 여러 번 토렴해 알알이 식감이 살아있는 밥에 적당한 온도감의 육수가 부어져 나온다. 국물은 맑고 담백하지만 특유의 육향이 깊게 우러나 숟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다. 야들야들한 고기는 청양고추가 들어간 매콤한 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손질한 김치에서마저 주인장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위치: 서울 강남구 도곡로37길 38
▲영업시간: 평일 11:00 - 21:00 (B·T 14:00 - 17:00), 주말 11:00 - 18:00
▲가격: 특 1만5000원, 보통 1만원, 잔술 3000원
▲후기(식신 짤짤이짤짤): 고급스러운 유기 그릇과 식기에서부터 대접받는 느낌이 팍팍. 곰탕은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감칠맛고, 얇게 슬라이스한 고기가 정말 맛있어요. 장 찍어먹으면 맛있는데 생각보다 칼칼하니 조심하세요ㅋ 술먹고 다음날이면 또 생각나는 그런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