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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왕거미식당
50년 손맛의 뭉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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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FAQ

Q. 왕거미식당은 언제부터 시작된 곳인가요?  
A. 1970년대 중반 골목 포장마차로 출발해 약 50년 가까이 같은 자리에서 영업해 온 대구 대표 노포다. 1994년에 정식 인허가를 받았지만, 이미 그 이전부터 입소문으로 이름을 알렸다.

Q. 왜 왕거미식당의 뭉티기가 특별한가요?  
A. 당일 도축 후 24시간이 지나지 않은 한우 우둔살만 사용해 선도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접시를 뒤집어도 고기가 붙어 있을 정도로 탄력과 수분감이 살아 있다.

Q. 뭉티기는 언제 먹을 수 있나요?  
A. 신선도 유지를 위해 평일에만 한정 판매된다. 주말 방문 시에는 뭉티기 대신 오드레기와 다른 메뉴를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먹는 것에 진심인 한국인들에게 지역의 맛은 곧 그 땅의 정체성이다.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미식의 열기로 가득한 도시 대구. 고소한 막창부터 알싸한 찜갈비까지 10가지 보물 같은 맛이 즐비하지만, 대구 미식 여행의 마침표는 결국 붉은 보석이라 불리는 뭉티기로 귀결된다. 그중에서도 대구 중구 동인동의 좁은 골목 안, 해 질 무렵이면 하나둘 모여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 식당은 뭉티기의 맛으로 전국적으로 이름난 곳. 바로 ‘왕거미식당’이다. 다소 특이한 이름의 이 식당은 1970년대 중반 처음 문을 열어 반세기 가까이 한자리에서 대구 사람들의 입맛을 책임져 왔다. 1994년에야 공식 인허가를 받았지만 이미 그 훨씬 전부터 골목 포장마차로 시작해 이름을 알려왔다고 하니, 약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셈이다.

 

 

골목 포장마차에서 피어난 반 세기 손맛

riankang170님의 인스타그램

 

오후 4시, 여는 시간에 맞춰 가게 문이 열리면 숨가쁘게 하루 영업이 시작된다. 가게 옆 한켠에는 연탄불로 오드레기를 굽는 공간이 있고, 이를 지나쳐 주택을 개조한 실내로 들어서면 오래된 단골 손님들의 구수한 대화들이 오간다. 방문객들은 별다른 웨이팅 명단도 없이 먼저 온 순서대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빈자리에 착석한다. 반은 좌식 방, 반은 입식 테이블로 된 실내 공간은 늦은 오후부터 금세 만원이다. 키가 큰 사람이라면 허리를 살짝 굽혀야 할 만큼 천장이 낮고 여기저기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지만, 그 풍경이 오히려 정겹다.

 

riankang170님의 인스타그램

 

1970년대 당시만 해도 생고기를 취급하는 집은 흔치 않았다. 왕거미식당의 창업주 부부는 처음엔 소내장 등을 연탄불에 구워 파는 작은 술장사로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좁은 골목 안 포장마차에서 시작했지만 맛과 정직함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이 하나둘 붙었다. 이후 가게를 정식으로 차리고 국내산 한우만을 고집해 장사를 이어왔다.

 

영업 시작 시간이 되면 먼저 온 손님들부터 순서대로 자리를 채우고, 이내 널찍한 철판 위로 푸짐한 기본 찬이 깔린다. 밑반찬 구성으로는 맨질맨질한 도토리묵 한 접시와 간장 양념을 올린 찐두부, 아삭하게 썰어낸 양배추·오이·풋고추 생야채, 그리고 고추장에 찍어먹을 통마늘 등이 차려진다. 여기에 시원한 콩나물국과 마치 아귀찜이라도 내올 듯한 매콤한 콩나물무침까지 곁들여져 있다. 조합이 의아해 보여도 막상 먹어보면 나름의 이유를 알 수 있다. 모두 소고기의 담백함을 받쳐주는 조연들이다.

 

 

씹을수록 고소한 한우 뭉티기와 별미 오드레기

__rann2님의 인스타그램

 

대구의 뭉티기는 전국에서도 독특한 생고기 문화다. ‘뭉텅뭉텅 썬 고기’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로, 한우 생고기 육사시미를 손가락 마디 크기로 두툼하게 썰어낸 것을 일컫는다. 서울식 육회처럼 양념에 재우지 않고 갓 잡은 한우의 선도를 그대로 즐기는 방법으로, ‘대구 10미’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이 지역을 대표하는 별미다. 왕거미식당의 뭉티기는 당일 도축하여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싱싱한 소고기만 사용하기 때문에, 평일에만 맛볼 수 있는 것도 특별하다.

 

__rann2님의 인스타그램

 

뭉티기는 우둔부위를 사용하는데, 진한 빛깔의 고기는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럽다. 접시를 들어 올려보니 선홍빛 고깃덩어리들이 그릇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말랑말랑하면서도 탄력 있는 고기를 한 점 집어 특제 양념장에 푹 찍어 입에 넣으면, 처음엔 담백한 듯하다가 씹을수록 은근한 고소함과 감칠맛이 배어 나온다. 질기기는커녕 쫄깃하게 입 안에 감기는 식감이라, 천천히 곱씹을수록 그 참맛이 드러난다.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고, 씹는 내내 육즙과 향이 입안을 맴돈다. 뭉티기의 양념장은 이 집 맛의 결정적 포인트다. 직접 짜낸 참기름에 굵직한 고춧가루, 다진 마늘과 소금, 설탕, 수제 간장을 넣어 만드는 양념장은 짜지 않으면서도 뭉티기의 맛을 더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__rann2님의 인스타그램

 

뭉티기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이 집의 명물 메뉴가 바로 ‘오드레기’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소의 커다란 혈관 부위를 말하는데, 씹을 때 “오도득, 오도득” 하고 나는 경쾌한 소리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소 한 마리에서 소량밖에 얻을 수 없는 진귀한 부위인데다 손질도 까다로워, 그동안 일반 식당에서는 쉽게 맛보기 어려웠던 별미 중의 별미다. 오드레기는 설탕, 소금, 청주로 살짝 양념한 뒤 연탄불에 직화로 굽는다. 든든하게 먹을 수 있도록 양지머리 부위도 같이 구워 내어준다. 소금에 찍어 먹어도 좋고, 입맛 당기는 마늘 양념장 소스에 찍어 한 점씩 먹다 보면, 어느새 곁에 놓인 소주가 절로 넘어간다.

 

 

세월이 빚은 정겨운 풍경

 

riankang170님의 인스타그램

 

이 집을 찾는 손님들에게 왕거미식당의 매력은 비단 특이한 메뉴에만 있지 않다. 투박하면서도 인심 좋은 상차림과, 정형화되지 않은 시골스러운 서비스 역시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다. 기본 찬은 부족하면 더 달라 하면 그때그때 리필해 주고, 매콤한 양념장은 작은 종지에 수북이 담아 내주고 추가 요청 시 아낌없이 채워준다. 서빙하는 이들도 허리 굽혀 지나친 친절을 베풀기보다는, 필요한 것을 툭툭 내어주고 불편한 점 없는지 살피는 소탈한 응대가 오히려 편안하다. 바쁜 시간대에는 직원들이 다소 투박해 보일지 몰라도, 그 이면에는 손님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가 담겨 있다. 실제로 테이블 회전율이 높지 않은 메뉴 특성상 한창 때는 긴 대기를 각오해야 하지만, 직원들은 최대한 재빨리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어오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닌다. 분초를 다투는 주방의 움직임과 달리, 막상 음식을 받은 손님들은 여유롭게 술잔을 기울이며 느긋한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분주함과 여유로움이 교차하는 풍경 또한 노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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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거미식당의 공간 자체도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대로변이 아닌 주택가 골목 사이에 숨은 듯 자리한 입지부터가 범상치 않다. 입구에서는 나지막한 지붕 아래 연탄 연기가 희미하게 피어오르고, 오래된 간판 옆으로 세월에 그을린 외벽이 눈에 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타임슬립한 듯 1980년대의 허름한 식당 풍경이 펼쳐진다. 낡은 선풍기와 매캐한 연기가 남은 벽, 그리고 삐걱거리는 나무 문틀까지 모든 것이 세월의 흔적이다. 그러나 손님들은 이런 분위기를 오히려 정겹게 받아들인다. 함께 온 일행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때로는 옆 테이블의 처음 본 사람들과도 자연스레 어울려 술잔을 주고받는다. 음식을 매개로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따뜻한 정서가 공간에 흐르고 있다.

 

노포라는 것은 세월의 무게만을 뜻하진 않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시간 동안 쌓인 한결같은 맛과 사람의 정이다. 왕거미식당은 투박하지만 정직한 한우 본연의 맛, 그리고 그 맛을 지켜온 사람들의 열정으로 반세기 역사를 써 내려왔다. 화려하지 않아도 따뜻하고, 변함없기에 더욱 특별한 이곳은 앞으로도 대구를 찾는 이들의 필수 순례지로 남아 계속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갈 것이다.

 

 

매장 Q&A

Q. 뭉티기는 어떤 부위를 사용하나요?  
A. 지방이 적고 결이 단단한 우둔살을 사용한다.

Q. 식감은 어떤가요?  
A. 말랑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질기지 않고, 씹을수록 고소한 육향과 감칠맛이 천천히 퍼진다.

Q. 양념장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A. 직접 짠 참기름에 고춧가루·마늘·소금·설탕·수제 간장을 더한 특제 양념으로, 짜지 않으면서도 뭉티기의 담백함을 끌어올린다.

 

 

▲상호: 왕거미식당  
▲주소: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696-8  
▲ 식신 별등급: 3스타  
▲영업시간: 월~토 16:00-21:00(금요일 15시 오픈), 매주 일요일 휴무  
▲추천메뉴와 가격: 생고기(평일만) 5만원, 오드레기 5만원, 등골 3만원, 육회 3만5000원  
▲식신 ‘한가한가해’님의 리뷰: 오픈런해서 바로 입장했고 뭉티기와 오드레기 주문, 뭉티기는 평일만 판매하니까 미리 꼭 알고 오셔야 해요. 뭉티기 나오자마자 주변 테이블에서 다들 한번씩 뒤집어보심 ㅋㅋ 물론 나도.. 소스가 진짜 킥이에요. 고소 담백하니 맛있습니다. 오드레기도 맛있고 콩나물반찬이 진짜 맛있습니다.

  • 왕거미식당

    대구-중구/동성로/중앙로/종로, 꽃등심/소갈비/차돌박이 > 한국음식
    출처 : 왕거미식당 인스타그램 검색 결과
    출처_ '그만좀먹어'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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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인동 좁은 골목 안에서 30년 이상 영업해온 생고기 전문점으로 생고기, 오드레기 등이 인기 메뉴 입니다. 신선한 생고기가 푸짐하게 나옵니다. 오드레기 뭉티기 등의 대구식 생고기를 특유의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일품입니다.

    메뉴 정보

    대창구이, 등골, 생고기(평일만 판매)), 양지머리, 오드레기, 육회, 혓바닥구이

    별 인증 히스토리

    맛집 근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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