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인장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는 뜻의 ‘오마카세’. 1990년대 중반 고급 호텔의 일식당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개념이다. 손님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주리라 믿고 주인장에게 모든 것을 맡기며, 주인장은 그날그날 준비된 좋은 재료로 자신 있는 음식 또는 음료를 손님이 먹기 좋은 순서대로 낸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오마카세는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데, ‘한우’를 내놓는 ‘우마카세’, 파스타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파마카세’, ‘순대카세’, ‘오뎅카세’, ‘커피카세’등 메뉴를 중심으로 하거나, 이모가 만든다고 해서 ‘이모카세’ 혹은 ‘줌마카세’, 아저씨가 만들어주거나 아저씨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내놓는다고 하는 ‘아재카세’의 이름이 붙는 등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 사이의 SNS 문화와 맞물려 광범위한 장르에서 사랑받았다.
식당 입장에서도 당일 단위로 좋은 재료를 직접 확인하여 소량으로 준비하고 준비된 수량 안에서 빠르게 소진하는 만큼, 재고 관리 등 운영 상 확실히 유리하다. 이렇게 소비자와 제공자 모두에게 편리한 측면이 있고 새로운 형태에서 나오는 재미 요소도 무시할 수 없게 갖춘 오마카세가 국내 요식업계를 주도하는 키워드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한 차례 오마카세 식당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시기가 지나간 뒤 오마카세의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식당의 아이덴티티와 같은 고유의 캐릭터를 강화하는가 하면 공간과 접객 등 부수적인 요소도 함께 강화하여 경험의 질을 높이기도 한다. 도무지 오마카세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아예 새로운 장르에 뛰어들어 남다른 희소성과 특별함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이색 레스토랑들도, 오마카세의 질적 성장과 완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늘 소개할 곳들은 이 분야의 강자들. 고객과 주인장의 소통으로 완성되는 장르라는 오마카세의 특징을 유지하되 각자의 캐릭터와 장기를 더하며 특별한 재미를 선사할 이색 오마카세 맛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설렘과 기대가 공존하는 연말, 어디서도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과 함께 즐거움을 더해줄 이색 오마카세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1. 내장류 요리의 A부터 Z!, 곱창 오마카세 청담 ‘호루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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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umon.kr님의 인스타그램(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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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일무이한 곱창 오마카세를 경험할 수 있는 곱창 요리 전문점. 염통, 천엽, 대동맥, 대창 등 다양한 곱창류를 전부 맛볼 수 있는 메뉴로, 매일 공수하는 신선한 내장류를 부위별 특성에 맞게 요리해 코스 형태로 제공한다. 보통 구이 한 가지의 획일화된 형태로 즐기는 것과 달리 세심하게 부위를 구분하고 각각 가장 맛을 잘 살려내는 조리법으로 요리하기 때문에, 내장류라는 다소 한계가 있는 주연을 내세운 코스임에도 미식에 가까운 수준 높은 경험이 가능하다. 단순히 적당한 퀄리티의 곱창 요리를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코스도 아니다. 가볍게 즐기기 좋은 부위는 전채 요리로 내고 기름진 부위는 구이로 조리해 내는 등 준비된 재료를 바탕으로 자신 있게 코스를 설계해 내는 오마카세의 본질에도 충실하다. 구이와 회, 전골 순으로 본식이 전부 나오고 나면 소기름으로 맛깔나게 볶아낸 볶음밥에 디저트까지 제공되는 코스인만큼 구성 측면에서도 만족스럽다.
▲위치: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11-5
▲영업시간: 매일 17:00 - 01:00
▲가격: 오마카세 4만5천원
▲후기(식신 얼음가득아이스티): 곱창 오마카세라니 곱창덕후로 안 가볼 수 없었자나요.. 진짜 맛있고 와 이거 새롭다 이런 요리도 많아요 강추합니다!
2. 잔잔함이 흐르는 메밀 코스, 공덕 ‘소바쥬’

sobajuu님의 인스타그램(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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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형제가 선보이는 일식 기반의 메밀 요리 코스를 만날 수 있는 맛집. 일본의 메밀국수인 소바를 자가제면으로 준비하고 다양한 제철 식재료를 더해 매일 계절에 맞게 구성되는 메밀 코스를 준비한다. 국내산 통메밀을 직접 제분하여 만든 ‘니하치’(메밀 함량 80%) 소바부터 밥 대신 메밀면을 채워넣은 ‘고등어 봉초밥’, 햇메밀을 사용한 ‘타르트’ 등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메밀의 매력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메밀 외의 식재료 또한 제철을 맞아 맛이 오른 식재료들을 엄선해 사용해 계절감을 중시하는 클래식한 일식 코스로서도 훌륭하다. 카운터를 중심으로 차분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감도는 공간은 셰프와 요리에 집중하며 온전히 식사를 즐기기에 좋게 다듬어져 있다. 공덕 근방에서 고유의 색깔도 확실한 수준급 일식 코스를, 정갈한 분위기 속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이색 맛집으로 추천한다.
▲위치: 서울 마포구 큰우물로 75
▲영업시간: 수-월 12:00 - 22:00, 화요일은 10:00부터
▲가격: 런치 오마카세 5만원, 디너 오마카세 8만원
▲후기(식신 아기돼지베이브): 소바오마카세가 아니고 메밀오마카세입니다 디저트도 메밀 사용한 디저트가 나와요 재미도 있고 맛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