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6개 아담한 공간에서 출발한 전설의 맛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자리한 ‘원조호수삼계탕’은 1990년 문을 연 이후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전통 삼계탕 전문점이다. 현재는 창업주의 아들인 백운기 대표가 가업을 이어 2대째 운영 중이다. 초창기에는 주택가 골목 한켠, 6개 테이블이 전부인 작은 식당으로 시작했지만, 삼계탕 하나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본관, 별관, 별채, 2관, 3관까지 갖춘 ‘삼계탕 촌’이라 불릴 만큼 규모를 키웠다. 대로변이 아닌 골목 안에 자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3대 삼계탕집 중 하나로 손꼽히며 각종 방송에도 소개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무엇보다 이 집이 특별한 이유는 ‘들깨 삼계탕’이라는 독창적인 메뉴를 개발한 데 있다. 창업주는 “남들과 똑같이 해선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처럼 기존 한방 삼계탕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국물을 직접 고안했고, 이 고소하고 걸쭉한 들깨 국물 덕분에 지금의 ‘원조호수삼계탕’이라는 이름을 전국에 알릴 수 있었다.
처음 맛보는 삼계탕, 낯설지만 빠져든다

원조호수삼계탕의 대표 메뉴인 삼계탕은 일반 삼계탕과 완전히 다른데, 들깨 삼계탕하면 삼계탕에 들깨가루를 조금 풀어 넣은 것을 상상하지만, 이곳은 반대로 ‘들깨죽’에 닭을 넣은 듯 아주 걸쭉하고 뽀얀 국물이 특징이다. 진한 맛의 비결은 푹 고아낸 닭 육수에 볶은 들깨가루와 찹쌀가루 등을 풀어 넣은 데 있다. 그 결과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국물은 마치 스프나 죽처럼 농도가 진하며, 들깨 특유의 고소한 향이 풍부하게 올라온다. 삼계탕 한 그릇에는 영계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며, 속에는 찹쌀밥과 인삼, 대추, 밤 등이 채워져 전통 보양식의 구성을 갖춘다. 닭을 충분히 푹 삶아내기 때문에 살과 뼈가 쉽게 분리될 정도로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식감을 자랑한다. 덕분에 퍽퍽하기 쉬운 가슴살 부위도 질기지 않아 먹기 좋으며, 간이 세지 않은 담백한 편이라 기호에 따라 소금을 살짝 찍어 먹으면 육질의 감칠맛이 한층 살아난다. 국물 또한 한약재 특유의 쓴맛이나 느끼함 없이 담백·고소하여 끝까지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호평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