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준비성이 철저한 미식의 민족답게 이맘때면 미리미리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여름철 보양식 하면 단연 이열치열 뜨끈한 국물 요리.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하는 것은 바로 ‘양곰탕’이다.
양은 소의 네가지 위 중 첫번째 위를 뜻하는데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영양 덕에 내장요리의 왕이라고도 부른다. 위장도 근육이니 부위마다 두께가 다른데, 얇은 부분은 손질해 국물요리에 넣고, 두꺼운 부분은 껍질을 벗겨 구워먹는다. 때문에 해장국에 들어있는 행주처럼 부드러운 돌기가 있는 것도 ‘양’, 양대창 구이집에서 만났던 쫄깃쫄깃한 식감의 고기도 ‘양’이다.
양은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먹고 난 뒤에도 부대낌 없이 속이 편안하다.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서도 ‘양’은 기운을 돋우고 비장을 튼튼하게 하여 당뇨나 알콜 독성을 멈추게 하고 피로회복, 양기부족, 골다공증 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예로부터 소화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탕을 끓여 보양식으로 먹였다니 여름철 보양식으로 양곰탕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양으로 곰탕을 끓일때는 보통 소사골을 우린 국물에 손질한 양을 넣어 만드는데, 오롯이 양으로만 채우는 곳도 있고 홍창, 곱창, 두번째 위인 벌집양 등 다른 내포를 넣어 내장국밥 스타일로 다양하게 내어주는 곳도 있다. 스타일도 크게 두 종류로, 부민옥, 양미옥 등에서 볼 수 있는 뽀얗고 맑은 스타일과, 봉피양이나 배꼽집 등에서 볼 수 있는 얼큰한 스타일로 나뉜다. 국물은 묵직하고, 부드럽고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까지 더해지니 한국사람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음식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번 주는 점점 더워지는 여름에 딱 어울리는 진하고 든든한 한 그릇의 보양식, 양곰탕 맛집을 소개한다.
1.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양곰탕, 방이동 ‘봉피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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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과 돼지갈비로 유명한 한식당이지만 탕반류 요리도 잘하는 집. 설렁탕, 곰탕, 우족탕 등 다양한 탕이 준비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바로 얼큰한 ‘양곰탕’이다. 진하게 우려낸 한우 사골 육수의 묵직하면서도 얼큰한 맛의 국물에 한우 고기 육수를 배합해 12시간 동안 정성을 다해 끓여낸다. 펄펄 끓으며 등장하는 뚝배기 안에는 날계란 하나가 들어있으니 터지지 않도록 살살 저어준 뒤 반숙으로 먹으면 가장 맛있다. 국물을 한 수저 떠서 맛보면 첫 입은 녹진하면서도 끝이 개운하게 딱 떨어진다. 가격이 좀 나가는 편이지만 퀄리티 좋은 한우고기와 양지, 곱창, 홍창, 양 등 내장 부속들이 푸짐하게 들어있어 만족할 만하다.
▲위치: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71길 1-4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
▲가격: 한우양곰탕 2만1000원, 갈비양곰탕 3만7000원
▲후기(식신 맨날술이야): 다들 평양냉면 시키는데 우직하게 양곰탕 시키는 사람 나야나!! 여기 양곰탕 진짜 맛있어요 찐하고 고기도 실하게 들어있고!! 날계란 들어있으니깐 첨에 너무 휘젓지 마세요 국물이 많이 탁해져요 ㅠㅠ
2. 기본에서 나오는 노포의 저력, 을지로 '부민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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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부터 오랜 세월 영업을 이어온 노포 중의 노포. 이곳에서 파는 양곰탕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쌀뜨물처럼 뽀얗고 멀건 스타일인데, 좋은 식재료와 시간을 투자해 만든 음식 맛은 기교가 없고 투박하지만 깔끔하고 개운해 속이 편안하다. 깨끗하게 손질한 양도 제법 들어있는 편.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연례행사처럼 이곳 양곰탕으로 몸보신을 하는 단골들도 많다. 이곳의 별미인 ‘양무침’은 부드럽고 쫄깃하게 손질한 양에 살짝 밑간만해서 내어주는데 그 손맛이 대단해 막걸리 짝꿍으로 종종 생각나는 맛이다.
▲위치: 서울 중구 다동길 24-12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B·T 평일 15:00 - 17:00), 일요일 휴무
▲가격: 양곰탕 1만2000원, 육개장 1만1000원, 양무침(소) 3만8000원
▲후기(식신 붕붕이): 양곰탕으로는 탑클래스이지 싶어요. 국물이 아주 진국이고 양도 많이 들어있습니다. 양무침도 흔치않은 별미라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