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록~ 호로록~ 맛있는 소리와 함께 하다보면 어느새 한 그릇 뚝딱 비울 수 있는 국수.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국수 요리는 다양하고 무한한 매력으로 오랜 시간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면은 길고 긴 역사만큼 종류 또한 다양한데, 밀이나 메밀, 녹말(고구마나 감자 전분) 등으로 재료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고, 만드는 방법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반죽을 늘이고 겹치기를 반복하여 뽑는 ‘수타면’, 국수틀에 반죽을 넣어 압력으로 뽑아내는 ‘압면’, 반죽을 평평하게 밀어 칼로 썰어내는 ‘칼국수’, 가늘게 뽑은 면을 막대에 걸어 바람에 말려 만드는 ‘소면’, 반죽채로 들고 써는대로 끓는 물에 퐁당 퐁당 넣어 익히는 ‘도삭면’ 등이 있다.
정성스럽게 만든 면발은 따끈하거나 차가운 육수에 넣어 즐기기도 하고, 볶아 먹거나 튀기기도 하는 등 그 변화의 끝이 없다. 세상의 모든 면 요리를 맛보려면 시간이 부족할 정도. 이렇게 한 집 건너 한 집이 국수를 파는 시대지만 간혹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을 내는 식당들을 만날 때가 있다. 흔히 맛볼 수 있는 국수일 뿐인데 식감부터 향까지 한수위의 맛을 선보이는 곳. ‘국수집의 기본은 국수’라는 일념을 실천하는 이런 식당들은 바로 면부터 직접 만드는 ‘자가제면’일 확률이 높다. 이런 식당을 방문한다면 면발의 맛이 어떻게 다른지 탐미하며 식사해보자. 가장 고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면’을 직접 만드는 자가제면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1. 면에서 느껴지는 셰프의 소울, 압구정 ‘면서울’

omatgase님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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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파인다이닝으로 유명한 ‘윤서울’의 김도윤 셰프가 ‘면’ 요리를 한층 더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국수 전문점. 최상의 밀을 찾기 위한 여정을 마다하지 않고 사천과 이탈리아에서 공수한 유기농 통밀과 녹두, 백태를 블렌딩하여 국수를 만든다. 시그니처인 ‘생들기름면’은 이러한 면의 맛과 식감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메뉴. 냉압착으로 추출한 들기름은 향이 날아가지 않아 특유의 고소한 맛이 폭발하듯 감돈다. 면부터 들기름까지 고급 식재료의 면면을 살펴보다보면 요리의 가격은 저렴함을 넘은 ‘갓성비’일 정도. 통밀면에 10년 이상 묵은 포항의 죽장연 전통 된장으로 무쳐내고 고사리를 얹은 ‘고사리면’이나 시원하고 깔끔한 평양냉면이 떠오르는 ‘한우찬면’도 인기가 많다.
▲위치: 서울 강남구 선릉로 805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일요일 휴무
▲가격: 생들기름면 1만2000원, 한우 찬면 1만2000원, 고사리면 1만3000원
2. 정이 가는 국수집, 부산 '정든면'

jeong__dm님의 인스타그램(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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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청 인근의 아담한 식당. 제주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고기국수, 접짝뼈, 돔베고기 스타일의 수육 등을 선보인다. 규모는 작지만 음식에 쏟는 정성은 대단하다. 먼저 면부터 육수, 김치까지 매장에서 손님에게 내놓는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든다. 또 국수류는 주문과 동시에 바로 자가제면한 생면을 뽑아 제공한다. 대표 메뉴는 ‘정든국수’로 돼지뼈와 고기를 우려낸 담백하면서도 진한 육수가 돋보이는 요리다. 국물이 맑아 좀 더 깔끔한 맛의 ‘정들국수’도 재미있는 이름만큼이나 맛이 좋다. 제주도 전통 음식으로 목뼈를 삶아 사골육수와 메밀가루를 섞어 만든 육수와 함께 끓여먹는 ‘접짝뼈전골’도 든든한 맛으로 인기가 좋다.
▲위치: 부산 수영구 광남로22번길 17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B·T 15:30 - 17:00), 월요일 휴무
▲가격: 정든국수 9000원, 정비빔국수 9500원, 접짝뼈전골 2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