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의 손. 손을 대는 것은 모두 황금으로 변하게 만든 그리스 신화 속 미다스 왕의 일화다. 손대는 일마다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게 이 수식어를 붙이곤 한다. 외식업소가 75만개가 넘어 전쟁터와 다를 바 없는 한국 외식업계에도 미다스의 손은 존재한다. 빠르게 변하는 문화 트렌드를 읽고 이를 다이닝 공간에 녹여내 사람들의 눈과 발길을 이끈다.
외부 파사드부터 실내에 배치하는 작은 오브제까지 컨셉과 고객의 동선을 고려해 세심하게 배치하는 것은 물론, 메뉴와 음료 또한 장고를 거쳐 탄생한다. 또한 단순히 독특한 컨셉과 음식을 내놓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요즘 F&B 기획자들의 특징이다. 낙후된 구도심에 자리잡아 핫플을 만들면서 동네를 활성화하거나, 사케나 와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량주 문화를 전파한다. 미식을 넘어서서 문화를 이끌고 있는 외식업 고수들이 만든 다이닝 5곳을 소개한다.
1. 지리산 산청의 바이브를 을지로에서, 을지로 ‘산청숯불가든’

ajejxpfptk11님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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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탄, 고도식, 청기와타운 등 핫플레이스 기획의 미다스 손으로 꼽히는 정동우 셰프와 세광 그린푸드가 합심해 만든 고깃집. 경남 산청 지역을 소재로 산청에서 나고자란 쫄깃한 육질과 진한 육향의 흑돼지 고기를 선보인다. 전통 숯가마에서 달궈낸 숯을 사용해 맛있게 구워내 서걱이는 식감의 지방이 만들어내는 풍미가 일품. 고기기름에 구운 쪽파나 콩잎장아찌 등 독특한 사이드도 매력적이다. 이곳의 또다른 별미는 바로 양념 구이인 ‘고초장 구이’. 물엿을 사용하지 않고 태양초 고추의 깔끔한 맛을 살린 양념을 즉석에서 발라 굽는다. 먹을수록 입맛 당기게 하는 요물. 일반 위스키 하이볼뿐 아니라 전통주로 만드는 하이볼과 약주 등을 갖춰 고기와 함께 즐기기 좋다.
[식신TIP]
▲위치: 서울 중구 을지로 114-6
▲영업시간: 매일 11:30-23:00
▲가격: 삼겹살 재래식 소금구이(500g) 5만8000원, 고초장 양념구이(160g) 1만9000원, 항정살(160g) 21,000원
▲후기(식신 버블버블): 흑돼지라 풍미도 좋고 육즙도 넘치고 육질도 쫀쫀하니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직원분들도 정말 친절하셔서 웨이팅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맛.
2. 진심을 담은 바비큐, 신사 ‘이목스모크다이닝’

olivia.dyk님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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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BQ의 서막을 연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유용욱 소장의 바비큐 전문점. 기존 바비큐 연구소 시절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자리에서 손님들을 맞이한다. 예전 수원 이목리에서 취미로 시작한 바비큐 감성을 담아내듯, 매장 이름에 붙은 ‘이목’이라는 단어에 그의 초심이 슬며시 엿보인다. 조개요리를 시작으로 스프, 이베리코 베이컨, 샐러드, 타르타르를 만난 뒤 이곳의 시그니처인 ‘비프립’과 뼈를 넣고 끓여내는 ‘라면’으로 이어진다. 특히 훈연 퍼포먼스와 함께 등장하는 비프립은 그 인상적인 등장만큼이나 부드러운 식감과 꽉 찬 풍미가 일품이다. 인상적인 다이닝 경험을 선물받는 곳. 넓어진 좌석만큼 예전보다는 예약이 쉬워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식신TIP]
▲위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2길 6
▲영업시간: 매일 12:00-21:30 (B·T 15:30-18:00) 매주 월요일, 일요일 휴무
▲가격: 런치/디너(홀) 14만원, 런치(룸) 18만원, 디너(룸) 22만원
▲후기(식신 471556): 바비큐 맛집답게 이베리코 베이컨이랑 립은 정말 엄청난 맛이네요. 부드러우면서 불맛과 살짝 단맛을 품은 고기. 가능하다면 와구와구 뜯고싶은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