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이 피었다. 동백꽃이 필 무렵인 3월 말부터 4월 초는 주꾸미가 가장 맛있는 철이다. 겨우내 깊은 바닷 속에 있다가 봄을 맞아 연안으로 올라온 주꾸미들은 알을 품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다. 살짝 익힌 주꾸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쫄깃하고 감칠맛이 훌륭하다. 서해안의 서천과 보령에서는 갓 잡은 싱싱한 주꾸미들을 회,무침, 샤브샤브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주꾸미 축제가 시작되어 수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한다. 제철을 맞은 주꾸미가 펼치는 맛의 유혹! 오늘 SNS 맛 감정단에서는 사용자들이 강력하게 추천한 주꾸미 맛집을 소개한다.
주꾸미 축제를 방문할 예정이 있다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서산회관. 주꾸미 축제가 열리는 동백나무숲으로 가는 길목에 커다랗게 쓰여있는 ‘주꾸미 전문점’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주꾸미 철판볶음과 샤브샤브를 내놓는다. 보통 철판볶음을 많이 주문하는 편인데, 주문하자마자 수북한 미나리와 양파를 넣고 양념을 잘 버무린 주꾸미를 내준다. 살아있는 상태에서 바로 무쳐내기 때문에 손님상 위에서까지 꿈틀대는 주꾸미도 있다. 불을 올리면 미나리가 서서히 익어가면서 향긋한 냄새를 뿜는다. 주꾸미는 오래 익히면 질겨지기 때문에 몇 번 뒤적이다 다리부터 먹는다. 양념은 많이 맵지 않다. 싱싱한 주꾸미를 씹었을 때 느낄 수 있는 쫄깃함과 향이 훌륭하다. 주꾸미와 야채를 대강 건져먹었다면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꼭 해야 아쉽지 않다. 맛은 좋으나 축제 기간엔 사람이 너무 많아 좋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식신 딱풀인간중독 review: 쭈꾸미 양을 어마어마하게 주세요. ▲영업시간: 07:00 ~ 22:00 ▲가격대: 쭈꾸미 철판볶음 4~6만원 / 샤브샤브 5~6만원 ▲위치: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311
제기동역 6번 출구에서 조금 걷다 보면 귀여운 주꾸미 동상을 발견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주꾸미 음식점들이 하나 둘 들어서며 주꾸미 골목이 형성된 것.이 동네의 원조집인 나정순할매주꾸미는 요즘 같은 철에는 손님이 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아쉽게도 국내산은 아니지만 질 좋은 주꾸미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장점. 매콤하게 양념된 주꾸미를 불판에서 살짝 익힌 후 깻잎 위에 마요네즈 소스로 양념된 천사채와 함께 싸먹으면 된다. 매운맛을 천사채가 중화시켜주면서 맛의 밸런스가 좋은 편. 주꾸미 양념에 볶아 먹는 볶음밥도 별미.
30년 넘게 서울 양재동에서 매콤한 숯불 구이를 판매하고 있는 황재벌. 주꾸미와 곰장어, 닭발 등을 판매한다. 오동통한 주꾸미를 소금구이와 양념구이의 두 가지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소금구이는 주꾸미와 양파를 짭조름하게 간을 해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트레이드 마크인 양념구이는 매콤 달콤한 양념을 발라 숯불에 지글지글 익혀 먹는 맛이 훌륭하다. 사이드 메뉴인 주먹밥이 빠질 수 없다. 양푼에 담겨 나온 밥을 비닐장갑을 낀 채로 동글동글하게 만들어 불판 가장자리에 놓고 따뜻하게 구워 먹는다. 깻잎에 주꾸미와 함께 싸먹어도 좋다. 주꾸미로 입안이 얼얼할 때 먹는 계란찜도 별미.
▲식신 John Kim review: 봄에 몹시 붐비는 집! 쭈꾸미 전문점 중 정말 보석같은 집이다. ▲영업시간: 16:00~04:00 ▲가격대: 주꾸미 1접시 18,000원 ▲위치: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60-47
제철에 맛볼 수 있는 주꾸미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제철 주꾸미의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수입산 주꾸미를 내놓고 있는데, 서울에서 국내산 주꾸미를 맛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식당이다. 도산대로 인근에 위치한 신사주꾸미는 주꾸미 제철 시즌에 많은 양의 주꾸미를 구입해서 냉동 보관 해놓고 사용한다. 양념숯불구이나 소금구이, 볶음과 데침 등을 판매한다. 양념숯불구이를 주문하면 석쇠에 올린 주꾸미가 타지 않도록 노 사장님께서 손수 구워주시는데, 바쁠 때는 셀프도 감수해야 하니 참고. 저렴한 가격(양념숯불구이 1인분 9천원)은 만족도를 더욱 높여준다. 전화로 미리 요청하면 얼리지 않은 생물 주꾸미도 준비해주신다고 하니 가까운 곳에서 봄 주꾸미의 맛을 느껴보자.
공기 좋은 청계산에서 은은한 물결이 이는 대왕저수지의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주말이면 나들이와 함께 주꾸미 맛을 보려는 사람들로 웨이팅이 있는 편. 탱글탱글한 주꾸미를 매운 양념장에 버무려 화덕에서 숯불로 구워내 은은한 향이 난다. 한 입 먹어보면 알싸한 맛에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반찬으로 내주는 무채와 콩나물, 주꾸미를 떠서 개인 그릇에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다 먹은 후엔 커피나 아이스티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으니 식사를 마친 후 대왕저수지 인근을 산책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식신 esezin review: 양이 진짜 푸짐하네요~ 서비스로 나오는 도토리전 두께가 최고에요~! ▲영업시간: 11:00 ~ 22:00 ▲가격대: 주꾸미 세트 11,000원 / 주꾸미 볶음 8천원 ▲위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