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FAQ
Q. 충남서산집은 언제부터 운영되었나요?
A. 1990년대 초 강화 내가면에 문을 연 뒤,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꽃게탕 전문 노포입니다.
Q. 어떤 점이 특별한가요?
A. 인공 조미료나 캡사이신을 사용하지 않고, 된장·단호박·순무의 천연 단맛으로 국물을 냅니다.
덕분에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달큰한 감칠맛이 특징입니다.
Q. 어떤 손님층이 많이 찾나요?
A. 가족 단위, 미식 여행객, 낚시객, 그리고 강화 석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주로 방문합니다.
식신 천공기법사님의 리뷰
회색 빌딩 숲을 벗어나 자유로와 올림픽대로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어느새 강화대교가 길손을 맞는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강화도는 수도권 사람들에게 마음의 쉼표 같은 곳이다. 바다 내음이 차창을 넘어올 때쯤이면, 허기진 배는 본능적으로 뜨끈하고 얼큰한 무언가를 찾게 된다.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을 지나 내가면으로 접어드는 길목, 주말이면 어김없이 긴 차량 행렬을 만드는 곳이 있다. 간판은 ‘충남서산집’이지만, 강화도의 맛을 대표하는 꽃게탕 전문점. 30년 넘는 세월 동안 강화도 갯벌의 풍미를 뚝배기에 담아온 이곳은, 사시사철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는 서해의 터줏대감이다.
된장과 단호박이 빚어낸 마성의 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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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탕전문’이라는 간판에서처럼, 이집은 꽃게탕으로 유명한 집이다. 탕을 주문하면 등장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냄비 가득 쌓인 쑥갓과 팽이버섯 아래로 붉게 익은 꽃게와 샛노란 단호박이 먹음직스럽게 숨어 있다. 가스 불을 켜고 국물이 끓어오르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즐거운 고문이다. 보글보글 끓으며 퍼지는 냄새는 여느 매운탕집의 자극적인 향과는 결이 다르다. 구수하면서도 은은한 단내가 코끝을 맴돈다. 국물 맛의 비법은 바로 ‘된장’과 ‘단호박’, ‘순무’의 절묘한 조화에 있다. 고추장 베이스의 텁텁함이나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은 이곳에 없다. 직접 담근 된장을 베이스로 하여, 큼직하게 썬 단호박과 강화도 특산물인 순무를 아낌없이 넣어 천연의 단맛을 끌어올렸다. 설탕의 단맛이 아니라, 채소에서 나오는 오묘하게 착 감기는 달큰한 맛이다. 자극적이지 않아 계속해서 떠먹게 되는, 그야말로 ‘속 편한’ 국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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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꽃게를 한 조각 집어 들면 묵직함이 손끝에 전해진다. 껍질 속에 빈틈없이 들어찬 하얀 속살은 씹을수록 달다. 수율이 좋은 꽃게살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진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진다. 암꽃게 철에 방문하면 주황빛 알이 꽉 찬 게딱지를 맛보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이집 꽃게탕을 맛있게 먹는 비법은 푹 익어 무른 단호박을 꽃게살과 함께 밥에 비벼먹는 것. 밥 한 공기가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이때 빠질 수 없는 조연이 바로 강화도의 특산물 ‘순무김치’다. 보랏빛이 감도는 순무김치는 특유의 단맛으로 입맛을 개운하게 잡아준다. 여기에 짭조름한 밴댕이젓갈이나 어리굴젓을 흰 쌀밥 위에 척 얹어 먹으면, 서해 바다를 통째로 삼킨 듯한 풍미가 완성된다.
건더기를 얼추 건져 먹었다면, 이제 탄수화물의 시간이다. 진득하게 졸아든 국물에 육수를 조금 더 붓고 라면 사리나 수제비 반죽을 넣는다. 꽃게와 채소의 엑기스가 농축된 국물을 흠뻑 머금은 면발은 그 자체로 훌륭한 요리가 된다. 꼬들꼬들한 면발에 배어든 달큰한 국물 맛은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젓가락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소주 한 잔 곁들이는 애주가들에게는 이보다 더 완벽한 마무리가 없다. 녹진하고 달달한 국물은 술을 부르면서 동시에 해장까지 시켜주는 묘한 매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