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정인면옥의 평양냉면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A. 살얼음 띄운 맑은 육수에 70% 메밀면을 사용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살아 있으며, 초심자도 즐길 수 있을 만큼 무난한 스타일입니다.
Q. 평양냉면 외에 어떤 메뉴가 있나요? A. 수육, 암퇘지 편육, 만두, 녹두전 등 사이드 메뉴도 다양하며, 일부는 반접시 주문이 가능해 소규모 인원도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습니다.
Q. 정인면옥은 어떤 계보에 속하나요? A. 의정부·장충동 계열과 달리, 오류동 평양면옥에서 뿌리내린 독립 계열로 ‘서울 평양냉면계의 신흥 강자’로 불립니다
서울 여의도의 빌딩 숲 한복판에는 50여 년 간 이어온 평양냉면 전통을 지켜온 노포(老鋪) 정인면옥이 자리하고 있다. 3대째 가업으로 평양냉면 외길을 걸어온 이 곳은 옛날부터 내려온 조리 방식을 현대적 감각과 접목해, 전통의 무게감 속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맛과 분위기를 선사한다. 평일 점심마다 긴 줄이 늘어서고 주말 저녁조차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인면옥은 이미 여의도 직장인들과 미식가들의 냉면 성지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3대가 이어가는 평양의 맛
정인면옥의 뿌리는 1972년 서울 홍제동에서 오류동으로 이어진 ‘평양면옥’이다. 평양 출신 아버지가 만드는 슴슴한 냉면은 그때 당시 주변 식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이후엔 아들들이 운영을 맡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데, 그 중 셋째 아들인 변대일씨가 가업을 발전시켜 ‘정인면옥’을 만들었다.
서울 외곽인 경기 광명시에 처음 문을 연 정인면옥. 부모님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 만든 가게 이름에서 음식에 임하는 철학이 돋보인다. 6~7개 남짓한 아담한 가게였지만, 입소문을 타며 냉면 애호가들이 줄을 설 정도로 유명해졌고, 이후 광명 본점은 친구에게 넘기고 마침내 서울 여의도로 입성하게 된다. 이 때문에 오류동 평양면옥, 광명 정인면옥과 오늘 소개하는 여의도 정인면옥은 한 뿌리와도 같은데, 운영하는 이가 다른 만큼 맛이 미묘하게 달라 이 세곳의 맛을 비교하기 위해 탐방하는 마니아들도 적지 않다.
여의도 본점은 140여 석 규모의 쾌적한 홀이 마련되어 있으며, 노포다운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련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변신에는 3대째인 변 대표의 외조카 한승우 대표의 철학이 담겨 있다. 여의도 정인면옥은 오랜 업력에도 불구하고 쾌적하고 모던한 스타일인데, 반세기 가까운 전통 위에 시대의 변화를 수용한 이러한 행보는 “노포답지 않은 노포”라는 평을 얻으며, 정인면옥이 새로운 세대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인면옥의 대표 메뉴는 단연 평양식 물냉면이다. 살얼음 동동 뜬 맑은 육수 안에 단아하게 똬리 튼 메밀 면 타래와 함께 소 수육, 계란 반쪽, 무 절임, 오이절임을 올려 낸다.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모양새가 먹기 전부터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면 타래를 풀고 나면 육수 맛이 옅어지니 반드시 먼저 맛을 본 뒤에 면을 젓가락으로 설설 풀어서 먹으면 된다. 육수에서는 은은한 육향이 퍼지면서도 천일염으로 간을 해 쨍한 짠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는데, 채소 중에서는 오직 파만 사용해 개운하면서도 화한 특유의 맛이 난다. 소위 ‘고수’들이 찾는다는 무미에 가까운 평양냉면 집에 비하면 양반인 편이라 초심자가 와도 만족할만한 맛이다.
메밀면은 매일 아침마다 직접 제분하고 반죽하여 면을 뽑는데, 메밀함량은 70% 정도로 조정해 너무 뚝뚝 끊어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빛깔은 살짝 회갈색을 띠고 면발 표면이 거친 편인데, 이 투박한 면이 메밀의 곡향을 혀에 오롯이 전달한다. 면을 사랑하는 이들은 메밀 100%의 순면을 선택하는데, 식감을 살리기 위해 꽤나 오랫동안 치대는 방법을 사용했다. 툭툭 끊어질 듯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메밀의 풍미가 배어나와 담백한 육수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만드는 여운이 일품이다.
평양냉면과 함께 곁들여 먹기 좋은 사이드 메뉴들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소로 만드는 수육과 돼지로 만드는 편육, 만두와 녹두전 등 인기 냉면집의 정석이다. 만두는 이북식으로 큼직하게 빚은 반달 모양 만두로, 돼지고기와 두부, 부추 등으로 꽉 채워 든든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맛의 녹두전엔 돼지 삼겹살이 세 점 들어있어 기분이 좋다. 한우 아롱사태 수육은 푹 삶아낸 소고기 양지머리와 사태 살코기를 얇게 썰어 내어오며, 암퇘지 편육은 돼지 삼겹살과 머릿고기를 푹 삶아 식힌 뒤 얇게 편으로 썬 전통 방식으로 제공된다. 녹두전을 제외한 사이드 메뉴들은 반접시 주문이 가능한게 장점인데, 이것저것 맛보고 싶을 때 아주 적합하다.
어느 계열의 평양냉면인가? 계보 속 정인면옥의 스타일
평양냉면 애호가들은 흔히 서울 지역의 냉면 노포들을 몇 가지 계보(系譜)로 나누어 설명하곤 한다. 크게는 해방 후 서울로 내려온 이들이 세운 의정부 계열, 장충동 일대에서 시작한 장충동 계열, 그리고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는 독립 계열 등이 있다. 그렇다면 여의도 정인면옥의 냉면은 어디에 속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인면옥은 어느 한 기성 계파보다는 ‘오류동 평양냉면 계열’로 불리는 독자적인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즉, 평양 출신의 창업주가 직접 개척한 독립 노포로서, 의정부나 장충동 등 타 계열의 영향을 받기보다 오류동 평양면옥이라는 자체 뿌리에서 분기한 분파인 셈이다. 오류동 본점에서 광명 정인면옥을 거쳐 여의도 정인면옥으로 이어지는 이 계열은 서울 서남권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전통을 이어왔다.
맛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정인면옥의 스타일은 ‘단정한 모범생’이 아닐까. 진한 육향을 자랑하는 강렬함과는 거리가 멀고, 동치미 국물을 섞어 달큰한 감칠맛을 강조하는 것도 아니다. 맑고 산뜻한 육수의 청아함이 메밀면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 단정한 용모만큼이나 단정한 맛이 나며, 어떤 메뉴를 주문하던 가장 좋은 식재료를 고르고 골랐을 주인의 고집이 느껴진다. 이런 고집 덕분에 정인면옥은 “서울 평양냉면계의 새로운 강자”로 불리며 신흥 명문으로 자리잡았다.
전통과 현대의 감각이 공존하는 현재진행형 평양냉면의 성지
반세기의 세월을 관통하며 축적된 전통의 내공, 그리고 손님을 향한 열린 마음으로 이루어낸 맛의 혁신. 정인면옥의 평양냉면 한 그릇에는 그 모든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맑은 육수에서 전해지는 담백한 풍미와,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이 주는 투박한 식감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선다. 서울 여의도의 빌딩 숲 한가운데서 만나는 이 깊은 맛은, 마치 옛 평양의 정취를 오늘날에 되살려 놓은 듯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줄을 서서라도 이곳을 찾고, 면치기 한 입마다 시간의 무게와 장인의 고집을 함께 음미한다. 정인면옥은 노포의 전통과 현대의 감각이 공존하는, 현재진행형 평양냉면의 성지라 할 만하다.
매장 Q&A
Q. 육수의 맛은 어떤가요? A. 은은한 육향과 천일염 간으로 담백하고 개운하며, 파만 사용해 특유의 화한 맛이 납니다.
Q. 메밀면은 어떻게 만드나요? A. 매일 아침 직접 제분·반죽한 70% 메밀면으로, 표면이 거칠고 툭툭 끊기지만 씹을수록 구수한 풍미가 납니다.
Q. 사이드 메뉴는 어떤 구성이 있나요? A. 소고기 수육, 돼지고기 편육, 반달형 이북식 만두, 돼지고기 삼겹살이 들어간 녹두전 등이 인기입니다.
▲ 상호: 정인면옥 ▲ 주소: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76길 10 ▲ 식신 별등급: 3스타 ▲ 영업시간: 매일 11:00-21:30 (B·T 15:00-17:00) 일요일 21시 마감 ▲ 추천메뉴와 가격: 평양냉면 1만5000원, 순면(물, 비빔) 1만7000원, 접시만두 1만4000원, 암퇘지편육 3만2000원 ▲ 식신 ‘Serena’님의 리뷰: 정인면옥의 깔끔한 육수 비법이 정말 궁금할만큼 좋다. 전체적으로 모든 음식이 비린내 잡내 하나 없이 정말 깔끔한 맛이 나는데 군더더기 없는 음식이라 말할 수 있다. 이 정인면옥의 가장큰 장점은 만두나 수육등을 다 반접시씩도 팔아서 소규모 인원으로도 다양하게 맛볼수 있다는 것이며 단점은 사람이 많아서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맛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맞은편에 위치한 평양냉면 전문점입니다. 대표 메뉴는 은은한 육향과 감칠맛의 ‘평양냉면’입니다. 살짝 쫄깃한 식감의 면발은 아롱사태 수육과 무 절임을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순면으로 주문 시 100% 메밀면을 맛볼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도톰한 두께의 포슬포슬한 ‘녹두전’과 알찬 속의 촉촉한 ‘접시 만두’도 냉면과 함께 많이들 주문하는 인기 메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