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사

마성의 쫄깃함,
성수동 ‘성수족발’

41
  • 카카오스토리
  • 페이스북
  • 밴드
  • URL 복사

분점 없는 고집, 성수의 원조 족발집

 

 

쫄깃한 껍질과 부드러운 살코기의 조화! 담백한 듯하면서도 기름의 풍미를 머금은 살코기 한 점은 입에 넣자마자 행복을 선사해주는 마법의 묘약이다. 덕분에 족발은 치킨과 더불어 국민 야식으로 사랑받아왔다. 족발의 원조는 장충동이라지만, 서울에서 유명한 족발로 늘 입에 오르내리는 곳들이 있다. 양재의 ‘영동족발’, 시청의 ‘만족오향족발’,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성수의 ‘성수족발’이다. 영동족발은 1호점을 중심으로 별관 같은 지점들이 여러 개 있고, 만족오향족발은 체인 사업에 나서 어느 지역에서나 그 맛을 보기 쉽게 했는데, 성수족발만은 확장이나 분점 없이 처음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1983년 장질엽 사장님이 문을 연 성수족발은 2대째 대를 이어 운영되는 집으로,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을 이어오고 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는 소박하고 낡았지만, 족발 맛 하나만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진정한 노포의 풍모를 보여준다.

 

 

‘온족과 냉족사이’, 족발의 새로운 장이 열리다

족발은 이북지역 실향민들이 전파한 음식으로, 1960년대 서울 장충동 일대에서 큰 인기를 끌며 족발 골목이 형성됐다. 이 골목은 지금까지도 명맥을 이어오며 클래식한 족발의 상징처럼 남아 있다. 원래 전통적인 조리 방식은 돼지족을 간장과 한약재에 오래 조린 뒤, 한 김 식혀 편육처럼 썰어내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식히는 과정에서 껍데기와 지방이 굳어져, 족발 특유의 쫄깃하고 탱글한 식감이 살아났다. 담백한 살코기와 콜라겐 껍질의 조화가 이 음식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그러던 중 1980년대 중반, 한 식당에서 손님이 몰려 미처 식히지 못한 족발을 그대로 내보낸 것이 계기가 되어, 따뜻한 상태로 제공하는 ‘온족발’이 등장했다. 이 족발은 껍데기와 비계가 물컹할 정도로 부드럽고, 살코기에는 양념이 잘 배어 있어 한층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입소문을 타고 온족발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여러 족발집들이 이 방식을 따르게 됐고, 성수족발도 이런 변화의 흐름에 맞춰 조리 방식을 자연스럽게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만족오향족발, 영동족발과 함께 ‘서울 3대 족발’로 자리잡으며 오늘날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성수족발의 족발맛을 표현하라면 ‘달짝지근하면서도 짭쪼름한 맛’으로 압축할 수 있는데, 이는 온족발 특유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껍질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를 정도로 매력적이고, 한조각을 집어 들면 껍질이 팔랑팔랑 넘어갈 정도로 부드럽다. 첫 입을 딱 먹으면 감칠맛의 폭풍이 미뢰를 강타하는데, 새우젓 양념을 찍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꽤나 간간할 정도다. 이 ‘센 맛’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데, 한번 빠져들면 먹고 난 후에도 입안에 은근히 달큰한 향이 맴돌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때문에 전통적인 담백한 족발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정반대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이곳을 다녀온 손님들의 평가는 ‘극호’와 ‘불호’로 극명하게 갈리는 편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첫 입이 가장 강렬한 족발”, “한 번 맛을 보면 자꾸 생각나 다시 찾게 되는 족발” 성수족발은 그런 중독성 있는 한입의 기억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단짝 족발과 어울리는 삼삼한 곁찬들

성수족발의 찬은 딱 기본적인 족발집의 그것으로, 아삭하면서 새콤매콤한 무생채, 연한 양념에 버무린 부추, 달짝지근한 맛이 도는 겉절이 김치와 상추, 마늘, 고추, 양파와 새우젓과 쌈장 정도다. 여기에 간이 거의 안된 콩나물국이 나름 이집의 시그니처다. 일반적인 족발집들이 따뜻한 육수를 내는 것과 달리, 성수족발의 콩나물국은 맑고 차갑게 준비되어 나온다. 개운한 국물이 입안을 깔끔하게 헹궈 주기 때문에, 달큰한 양념의 족발을 먹다가도 이 국물을 한 숟갈 뜨면 다시 입맛이 살아난다.

 

또 보통 여느 족발집에서는 막국수나 탕류 등 사이드 메뉴를 갖추는데 비해서 성수족발은 오로지 족발만 판매한다. 예전엔 순대국도 제공했었는데 지금은 정리하고 오로지 족발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런 제약에도 줄을 서는 손님들이 늘 문전성시를 이루니 족발 맛이 뛰어난 것의 방증이라 할 수 있다.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한다’

몇 평 남짓한 아담한 가게에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식사 시간대가 되면 가게 입구 앞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고, 심지어 한쪽에는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한 비닐 천막까지 마련되어 있어 세월을 견딘 노포의 인기와 위용을 실감케 한다. 내부에는 옛날식 좌식 테이블 몇 개와 일반 테이블이 다닥다닥 놓여 있는데, 허술하고 낡은 실내 풍경에도 손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족발 한 접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주문과 동시에 주방 한쪽에서는 쉴 새 없이 족발을 썰어내고 있어, 그 모양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간다. 가게 한켠에 미리 썰어 포장 주문을 준비해둔 족발 보따리들이 수북히 쌓여 있는 모습도 재미있다.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한다’는 성수족발의 명성은 각종 방송 출연과 입소문으로 더욱 공고해졌다. 오랜 시간 지켜온 전통의 조리법과 고집스러운 한 메뉴 집중이 있었기에, 세대가 바뀌어도 손님들은 변함없는 맛을 기대하며 다시 찾는다. 줄을 서서 먹는 수고로움조차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힘, 그 작지만 확실한 감동이 성수족발을 서울 최고의 족발 노포 중 하나로 우뚝 서게 한 원동력일 것이다. ‘노포(老鋪)’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맛과 가치로 손님들을 사로잡는 법. 성수족발 역시 오늘도 그 자리에서 족발 한 접시에 담긴 시간을 내어주며, 찾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맛을 선사하고 있다.

 

 

▲ 상호: 성수족발 
▲ 주소: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7길 7 
▲ 식신 별등급: 3스타 
▲ 영업시간: 매일 12:00-22:00 (B/T 15:00-17:00) 재료소진 시 조기 마감 
▲ 추천메뉴와 가격: 족발(특대) 5만원, (대) 4만5000원, (중) 4만원 
▲ 식신 ‘김지윤’님의 리뷰: 족발 맛집에서의 경험이 정말 좋았어요! 부드러운 족발이 입에서 녹아내리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양념도 적당히 간이 배어 있어 밥과 함께 먹기 딱 좋았어요. 쌈채소와 함께 곁들이니 더욱 맛있었습니다. 아늑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고,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 성수족발

    서울-강북-성수/서울숲/뚝섬, 족발/보쌈 > 한국음식
    출처 : babi_joo님의 인스타그램
    출처 : sugarstud0803님 인스타그램
    출처 : sugarstud0803님 인스타그램
    출처 : minae_min님 인스타그램
    출처 : kiweeing님 인스타그램
    30년 전통의 족발 맛집 '성수족발'은 서울 3대 족발집으로 알려진 유명한 곳입니다. 이 곳 족발의 특징은 잡내가 전혀 없고, 따로 소스를 찍어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껍질과 속살까지 양념이 잘 베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특유의 단맛 덕분에 계속 먹어도 느끼하거나 물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부추무침이나 김치, 무생채와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메뉴 정보

    공기밥, 막걸리, 맥주, 백세주, 소주, 음료수, 족발 (대), 족발 (중), 족발 (특대), 청하, 클라우드 드래프트

    별 인증 히스토리

    맛집 근처 위치

댓글

0
(0/1000)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