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성막국수의 대표 메뉴는 무엇인가요? A. 동치미막국수가 대표 메뉴이며, 비빔막국수와 편육도 인기 있습니다.
Q. 순메밀면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밀가루나 전분을 섞지 않고 100% 메밀로 뽑아낸 면이라 탄력은 부족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살아납니다.
Q. 음식은 어떤 방식으로 먹으면 좋나요? A. 동치미막국수는 별도의 양념장 없이 동치미 국물과 면만으로 본연의 맛을 즐기고, 편육·김치·회무침을 곁들이면 삼합 조합의 별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전통을 잇는 단순함의 미학
막국수로 유명한 춘천에 가면 ‘막국수 박물관’이라는 곳이 있다. 이 박물관은 막국수의 유래나 역사, 만들기 체험 등이 마련된 공간으로 많은 대중들이 찾고 있는데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막국수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메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하여 국수틀에 눌러 끓는 물에 바로 삶아 건진 후 찬물에 식힌 사리에 잘게 썬 김치나 오이 등을 얹어 동치미 국물을 부어먹었다. 원래 막국수는 양념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으로 젓갈, 고기류, 마늘, 파 등을 쓰지 않았다.”
2000년도 초반즈음 강원도 고성의 백촌막국수를 처음 찾았을 때 그 맛에 받았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와 같은 감동을 느낀 손님들이 소개를 거듭하며 지금은 수시간 웨이팅을 해야 맛볼 수 있는 전국구 맛집으로 올라섰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고성막국수’ 또한 강원도 고성 지방의 전통 막국수를 서울로 그대로 옮겨온 듯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이집은 1996년 문을 연 이래 막국수 본연의 ‘단순함의 미학’을 설파해오면서, 강서구 인근 주민들은 물론 서울 다른 지역의 미식가들까지 일부러 찾을 만큼 입소문이 난 맛집이다. 햇수로 30년 세월을 견딘 식당 답게 화려한 간판이나 최신식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지만, 오랜 세월 한결같은 손맛에 반한 단골들이 사계절 내내 문전성시를 이룬다. 작고 소박한 공간 안에는 메밀 삶는 구수한 향이 배어 있고, 벽에 걸린 ‘순메밀 100%’ 문구가 이 집의 자부심을 말해준다.
고성막국수의 간판 메뉴는 단연 ‘동치미막국수’다. 이 집 메밀면은 밀가루나 다른 재료를 섞지 않고 오로지 메밀만으로 면을 뽑는다. 메밀가루는 밀가루에 비해 글루텐 성분이 거의 없어 반죽부터 쉽지 않다. 면을 뽑아낸들 고르게 압출되지 않고 부스러지기 쉬워 보통 일반적인 식당들은 밀가루나 전분을 20% 섞어 찰기를 만드는데 이집은 타협없이 노고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순메밀면은 메밀 자체의 가격도 비싸고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유명한 냉면집에서도 가격이 비싸다. 그런 점을 생각했을 때 이집 막국수 가격은 나름 합리적인 편. 식감은 면발이 다소 툭툭 끊길 정도로 부드럽고 투박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메밀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아주 일품이다. 가게 한켠에 붙어있는 ‘사랑만 한 음식 없고 정성만 한 양념없다’란 현수막에서 느껴지는 철학이 음식에 오롯이 배어있다.
구성은 단촐하다. 뽀얀 면타래와 함께 살얼음 동치미 사발이 따로 나오고 여기에 반찬으로 백김치와 열무백김치, 회무침을 함께 내어준다. 동치미를 원하는 만큼 면 위에 붓고 잘 섞어 먹으면 된다. 맛은 기성 제품의 쨍한 새콤달콤을 기대하면 안된다. 잘 숙성된 동치미 자체의 은근한 단맛과 새콤함이 메밀면의 담백하고 살짝 씁쓸한 뒷맛을 잡아주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맛이다. 한 젓가락을 후루룩 삼키면 자꾸만 젓가락이 가게끔 만드는 청량한 감칠맛. 물리지 않는 맛이다. 한 프로그램에서 매실청에 숙성시킨 고추를 활용하는 것이 비법이라고 공개한 바 있는데, 그래서인지 육수에 아주 미세한 칼칼함도 감돈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스타일의 물막국수라 처음 맛본 이들은 심심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목 넘김이 부드럽고 먹을수록 은은한 맛이 배어나는 전통식 막국수의 매력이 돋보이는 맛. 이곳에서는 동치미막국수를 내줄 때 추가 양념장을 별도로 제공하지 않는데, 이는 메밀면과 동치미국물이 어우러진 본연의 맛을 그대로 음미해 보라는 주인장의 고집일 것이다. 취향에 따라 함께 나오는 김치나 회무침을 약간씩 곁들여 먹으면 맛에 변주를 줄 수 있으니, 처음엔 담백하게 즐기다가 후반부에 조금씩 섞어 먹는 것도 방법이다.
담백함 속의 조화, 깔끔한 비빔막국수
동치미국수와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대표 메뉴는 비빔막국수다. 양념장 위에 면사리를 올려 내어주는데, 동치미 한 국자를 넣고 잘 섞어 맛보면 된다. 붉은 색감 탓에 자칫 자극적일 것 같지만, 역시 적당히 깔끔한 양념 맛이다. 혀를 찌르는 강렬함보다 메밀면과 양념의 밸런스에 초점을 맞춘 담백한 비빔국수다. 양념은 과하지 않지만 메밀면에 배어든 감칠맛이 은은하게 이어지며, 씹을수록 퍼지는 메밀의 구수함과 어우러져 물리지 않는 매력을 발산한다. 고명은 오이채 약간과 계란반개, 김가루 등으로 사실상 면에 집중하는 모양새. 담백한 물막국수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단골들의 사랑을 받는 메뉴다.
영동식 막국수를 완성시키는 편육
여기에 막국수와 곁들여 먹기 좋아 많은 이들이 함께 시키는 메뉴가 바로 편육이다. 돼지고기를 두툼하면서도 먹기 좋게 썰어 내오는 편육은 딱 알맞게 삶아내 결이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는 비주얼부터 군침을 자극한다. 한 점 집어 들면 촉촉하면서 담백한 고기 본연의 향이 느껴지는데, 잡내 전혀 없이 고소한 풍미가 제대로 살아있는 잘 삶은 고기다. 양도 넉넉하고, 맛과 퀄리티에 비해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 편육은 이 집에서 빠뜨리는 이가 거의 없다. 이 집에서는 편육, 회무침, 백김치를 한데 어우러뜨려 먹는 이른바 삼합(三合) 조합을 적극 권한다. 쫄깃한 편육 한 점 위에 새콤매콤한 회무침과 아삭한 백김치를 조금씩 올려 한입에 먹으면, 고기와 메밀면만으로는 부족했던 감칠맛이 폭발적으로 살아나며 별미가 완성된다. 메밀국수 한 그릇을 먹는 동안 이런 다양한 맛의 조합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강원도 지방에서나 맛보던 조합을 서울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방화동 고성막국수만의 큰 매력으로 남는다.
소박한 막국수 한 그릇으로 마음을 채우는 집
고성막국수는 겉보기엔 평범한 동네 식당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오래된 식당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가 손님을 맞이한다.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줄을 서는 인기 맛집으로 등극했는데도, 가게를 책임지고 있는 송정근 사장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담백하고 투박한 막국수 그 그릇에 집중할 뿐이다. 부산한 도심 속 작은 가게에서 직접 반죽한 메밀면을 삶아내고, 잘 익은 동치미 국물을 이물질 하나 없이 맑게 따라 내는 그 정성 어린 손길을 지켜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 한켠이 편안해진다. 화려함이나 첨단은 없지만 정갈한 맛과 인간미 넘치는 분위기로 사랑받는 방화동 고성막국수. 세월이 켜켜이 쌓여 더 깊어진 국수 한 그릇의 맛이 무엇인지, 이곳을 찾는 이들은 면치기 한 입과 함께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오래도록 변치 않은 손맛 덕분에 서울 한복판에서 강원도의 향토음식이 전하는 추억과 위안을 만끽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방화동의 고성막국수다.
매장 Q&A
Q. 동치미막국수 맛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잘 숙성된 동치미의 은은한 단맛과 새콤함이 순메밀면의 담백한 뒷맛과 조화를 이루며, 청량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냅니다.
Q. 비빔막국수는 어떤 스타일인가요? A. 붉은 양념장이 올라가지만 과하지 않고 깔끔하며, 메밀면 본연의 맛과 밸런스를 맞춘 담백한 비빔국수입니다.
Q. 막국수와 곁들이기 좋은 메뉴는 무엇인가요? A. 돼지고기 편육이 인기인데, 회무침·백김치와 함께 먹는 삼합이 별미로 꼽힙니다
▲ 상호: 고성막국수 ▲ 주소: 서울특별시 강서구 방화대로49길 6-7 ▲ 식신 별등급: 3스타 ▲ 영업시간: 월~토 11:30-20:00 (B·T 15:30-16:40), 매주 일요일 휴무 ▲ 추천메뉴와 가격: 동치미막국수 1만1000원, 비빔막국수 1만2000원, 편육(대) 3만3000원 ▲ 식신 ‘집밥박선생님의 리뷰: 아무런 첨가물 없이 메밀만 이용해서 그런지 메밀 향이 정말 진해서 먹을 때 마다 탁탁 치고 올라오더라구요. ㅎㅎ 대신 주문을 하면 면을 만들기 때문에 약간 여유를 가지고 주문하는게 좋다는 점!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의 정석인 느낌입니다. ㅎㅎ
1996년부터 지금까지 25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영동식 막국수 전문점 ‘고성막국수’. 주문과 동시에 손 반죽을 시작해 면을 뽑아 국수를 만드는 점이 특징입니다. 대표 메뉴 ‘동치미 막국수’는 첨가물 없이 순 메밀 100%로 선보이는 면발과 살얼음이 동동 띄워져 있는 동치미 육수가 함께 나옵니다. 메밀 껍질이 붙어 있어 거뭇거뭇한 자태를 뽐내는 면발은 툭툭 끊기는 식감과 씹을수록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한 풍미가 일품입니다. 자칫 쌉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순 메밀 면발을 동치미 육수의 단맛이 잡아주며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오랜 시간 삶아 야들야들한 식감을 뽐내는 ‘편육’도 인기입니다.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회무침, 백김치를 곁들여 삼합 스타일로 즐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