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맛집

대치동 우래옥
이견이 발생하지 않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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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래옥에는 이견이 없다.

언제나 섣부른 짐작보다 색다른 기대감이 앞선다.


이 곳에서 불고기와 냉면은 치정관계다.

인간이 불고기와 냉면을 먹으면 삼각치정관계가

형성된다.

냉면을 먹으면 불고기가 냉면을 다스리고

불고기를 먹으면 냉면이 다스린다.

중립 상태에서는 냉면 쪽에 치우치지도 않도

불고기에 치우치지도 않아 건강한 치정관계가

이루어진다.




이 불고기 / 냉면 조합은 몇 백년이 지나도

보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냉면은

맺고 끊음이 없이 부드럽게 풀어진 국물에

물냉면이라는 단어가 갖는 이완 속에

흩날리는 파들이 긴장을 더한다.

주교동에서 먹는 완연함 속 심오한 긴장감을 더하는

육향이 아니다.


면은 치대는 비율이 같을지언정 맛이 다르다.

세월을 함께 치대는 주교동 면의 뻣뻣함이 없고

강남의 치맛바람을 머금은 날카롭고 살을 도려내는

도회적인 면이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알 길이 없다.


같은 피를 나눈 업주들의 맛이지만

주교동과는 미묘하게 다른 노선을 타서

미묘한 노선이 확연히 다른 결과를

빚어내는 세상의 이치를 보여준다.


다른 노선 속 교집합은 불고기다.

풋것의 비린내가 개입되지 않는

밀도 높은 불고기는 정성스레 재워졌다.

혀를 정조준하고 달려가

적재적소의 미뢰에 안착을 하고 포획한다.

포획 속의 느슨하게 풀리는 듯 하고

풀리는 듯 사로잡은 끈을 놓지않는

균형 있는 불고기다.


여유있게 먹을 수 없는 우래옥이 대낮에도 한가하다.


대치동엔 메르스 덕에 인적이 드물다.



한줄평: 이견이 발생하지 않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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