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전통한옥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 주거지역이다.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이름에서 ‘북촌(North Village)’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진 이곳은, 이름도 정겨운 가회동과 송현동, 안국동 그리고 삼청동이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의 상류주거지에서 1930년대 한옥주거지, 그리고 1980년대까지 한옥보존지구를 거쳐 2000년대 북촌은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카페, 이태리 레스토랑 등 기존 한식집의 정형화된 내용을 벗어난 맛집들이 한옥의 껍질을 입고 들어서기 시작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푸른 하늘과 연두빛 잎들이 한옥과 어우러져 최고의 매력을 뽐내는 요즘. 햇빛을 막아줄 작은 부채 하나 들고 북촌한옥마을의 맛을 찾아 떠나보자.
북촌한옥마을 초입에 있는 대장장이 화덕피자집은 간판이 없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곳이 피자집인가 싶게 눈에 띄기 힘든 곳에 있다. 안국역에서 북촌한옥마을로 가는 길목에서 왼쪽 골목의 초입에 위치하고 있다. 빈티지한 느낌의 소품이 가득한 내부는 구조가 복잡하기도 하고 테이블 간격도 좁다. 하지만 그 불편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감수하며 이 곳을 찾는 이유는 바로 피자의 맛. 대장장이 화덕피자집은 이탈리아에서 그대로 들여온 황토 화덕에 정성 들여 구운 정통 로마 피자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주문 즉시 화덕에서 구워내 기름기가 쏙 빠진 도우의 바삭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피자를 주문하면 끝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작은 초를 켜주는 센스가 좋다. 고르곤졸라(1만6천원), 루꼴라피자(1만8천원)등이 유명하다.
● 식신 돼지뇽 review: 운좋게 웨이팅 없이 먹었어요~~~~ 여기 진짜 맛있어요 고르곤졸라가 짱
오래전부터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북촌칼국수’로 더 유명한 황생가 칼국수. ‘줄 서서 먹는 칼국수집’이라고 소문난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 곳은 어중간한 시간에 방문해도 항상 웨이팅이 있는 곳이다. 안내 해주는 자리에 앉으면 생김치와 백김치를 먼저 서브해준다. 주 메뉴는 사골칼국수(8천원), 왕만두(8천원)인데 칼국수는 뽀얀 사골국물에 호박, 버섯, 양파를 볶아 얹은 고명이 인상적이다. 한 입 맛보면 간은 슴슴하니 담백한 편이다. 짜지않은 국물에 김치 한점을 올려 먹으면 굉장히 잘 어우러진다. 왕만두의 만두속은 김치없이 고기와 두부, 당면, 파 등으로만 만들어 든든한 맛이 난다. 어른이나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라면 북촌한옥마을 나들이 후 외식하기에 좋은 장소다.
안국역 2번출구에서 안내소 앞 제동초등학교 쪽으로 언덕을 조금 올라오면 줄 서 있는 사람으로 시끌벅적한 2046 팬 스테이크를 만날 수 있다. 가게 이름이 재미있는 이 곳은 20일간 숙성된 소와 46가지 재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독창적인 구성으로 담아내자는 가치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저렴한 가격에 한우 스테이크를 맛 볼수 있다는 장점으로 2012년 오픈 이후부터 유명세를 얻으며 북촌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등심스테이크인 2046스테이크(1만4천원), 부채살 스테이크인 팬스테이크(1만4천원)가 유명한데,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뜨겁게 달궈진 무쇠팬에 담겨 나오는데, 테이블에서 직접 미디움레어까지 구워준다. 그대로 가니쉬인 시금치 위에 올려 미디움레어 상태로 먹어도 좋고, 팬에 더 익혀 먹어도 좋다. 음식을 다 먹어갈때쯤 귀여운 작은 팬에 서비스되는 쫀득한 브라우니로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 하고 나올 수 있는 곳.
화동 윤보선 고택앞에 있는 독특한 건물인 송원아트센터. 그 일층에 자리잡고 있는 비앙 에트르는 프랑스어로 행복, 평안, 만족이라는 뜻을 가진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모던한 건축가 조민석이 설계한 아트센터에, 도예가 김영환의 작품에 담아내는, 셰프 김민재의 프렌치 요리’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는 비앙 에트르는 삼청동이 주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더해져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내부로 들어서면 민트컬러와 내추럴한 우드로 이루어진 인테리어가 주는 따뜻함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런치 코스는 3만 3천원, 5만 5천원이며 디너 코스는 7만 7천원과 9만 9천원의 두가지 코스가 있다.
삼청동의 꽃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삼청화는 ‘엄마의 손맛’이라는 캐치프레이즈 대로 전통한식과 퓨전한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유명한 곳이라 점심, 저녁 피크시간에 방문하면 웨이팅은 기본이다. 가게 내부로 들어서면 전혀 한식집 같지 않은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재미있다. 주택을 개조한 내부는 은근히 넓고 테이블 간격도 넓어 지인과 함께 수다를 즐기기 제격인 장소다. 음식의 가격대는 대부분 6천원 ~ 8천원으로 저렴한 편이며 매실소스가 들어간 달짝지근한 불고기 백반(7천원), 화이트 크림 떡갈비(6천원) 등이 유명하다. 파스타, 피자같은 밀가루 종류에 지친 사람이라면 엄마의 밥집 삼청화에서 힐링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