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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담고 건강 채운
착한 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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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담고


건강 채운


착한 한식



일반인들에게 ‘고급 한식’이라고 하면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린 한정식을 떠올린다. 이왕이면 건장한 장정 두 명이 양쪽에서 번쩍 들고 들어오는 교자상. 그 위엔 알록달록 오방색의 산해진미(山海珍味)가 가득한 상차림을 상상하며 군침을 흘리기도 한다.


이런 밥상이 ‘최고의 한식 밥상’으로 인식돼 중요한 비즈니스 상대를 대접하거나 어려운 윗분을 모실 때는 한정식집으로 식사자리

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혼사를 앞둔 예비 신랑 신부가 분위기 좋은 한정식집을 최고의 상견례 장소로 찾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막상 그 상을 받고 나면 “우와!”라는 감탄사는 잠깐. 젓가락을 드는 순간부터 ‘미치겠다!’란 속앓이가 시작된다. 어느 것부터 먹어야 할지 머릿속이 분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문제는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는 점이다. 결국 식사가 마치고 “대접 잘 받았습니다”란 인사를 할 때의 속마음은 ‘배 터져 죽을 것 같아요’의 다른 표현이 되고 만다.



이런 한상차림 한정식의 소리 없는 비명을 감안해 요즘은 메뉴 한두 가지를 순차적으로 내놓는 한식집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

부분 요리나 반찬의 가짓수도 대폭 줄여, “한식 밥상 위에도 집중과 선택이 이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집중과 선택’의 기준점이 되는 키워드는 바로 자연과 건강. ‘푸짐한 한상’을 벗어던지고, 자연을 담고 건강을 채운 밥상을 선보이는 한식당 3곳을 둘러보았다.


글·사진 유지상(음식칼럼니스트)



고가


한정식의 맛은 인테리어 잘 된 현대식 공간보다는 초록과 새소리가 있는 자연 속 한옥이 제격이다. 경기도 분당 율동 자연공원 가는 길엔 350년 넘은 뽕나무 암수 두 그루에 싸인 전통 기와집이 한 채 있다. 한정식집 ‘고가(古家)’다. 1996년 외규장각 도서 반환협상을 위해 프랑스 사절단이 와서 식사한 것이 계기가 돼 한정식을 시작한 곳이다. 이곳의 안주인은 떡갈비의 명인으로 불리는 윤정숙 대표. 고향인 전라남도의 반가(班家)의 음식을 상차림에 옮겨놓았다.


“전라도 음식이 맵고 짜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양반집에선 양념을 최소화해 담백합니다. 그래서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지요.” 윤 대표의 설명이다.





이 집 음식의 정수를 볼 수 있는 메뉴는 특선 A정식(3만 9000원). 흑임자죽을 시작으로 채소샐러드, 잡채로 뱃속에 신호를 보낸 뒤 산낙지 숯불구이로 한 차례 방점을 찍는다. 낙지를 다른 곳에선 뻘겋게 볶아내는데 이곳에선 별다른 양념 없이 구워 소금에 찍어 먹도록 만들었다. 부드럽고 연하게 씹혀 입안에 착착 감긴다. 다음은 이 집 주인의 주특기인 떡갈비. 한우의 갈빗살에 칼집을 넣어 잘게 손질했다. 뜯는 맛은 없어도 약간의 씹는 맛은 남겨 놓았다. 달달하고 간간한 맛에 갈비뼈까지 쪽쪽 빨게 만든다.





홍어회, 제육, 묵은지를 함께 먹는 홍어삼합까지 이어지고 나면 대나무밥의 식사가 차려진다. 밥상에 올라온 반찬 중에 고춧가루가 들어간 것이 삼합의 묵은지뿐. 가지, 호박, 꽈리고추, 연근, 우엉, 깻잎 조림 등 밑반찬 대부분이 차분한 풀밭을 연상케 한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열심히 먹어도 음식의 종류나 양이 많지 않아 그릇 바닥까지 깨끗하게 비워도 속이 편하다.





윤대표는 된장, 간장, 고추장은 물론 식초도 막걸리로 직접 만들어 쓴다. 그것이 맛의 비결이란다. 여기저기 양지바른 곳에 놓여 있는 200여 개의 장 항아리를 둘러보는 것도 빠뜨리지 말아야 할 이 집 즐기기 노하우다. 대나무통밥 한정식은 1만 6000원.


031-707-5337.



선한레시피


‘자연의 맛’을 표방하는 한식 레스토랑이다. 인근 주부들을 상대로 ‘선한’ 음식을 가르치던 요리선생님이 주방과 홀을 오가며 차분하게 손님을 맞는다.





기본 메뉴는 한 가지 ‘선한 연잎 밥상(1만 5000원)’. 우엉차를 시작으로 연잎밥이 차려지는 밥상이다. 그때그때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4~5가지 반찬을 만들어 낸다. 전통 장을 기본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음식 종류도 많지 않다. 표고버섯, 유부, 미나리가 들어간 잡채는 차분한 맛이다. 부추전은 다른 곳과 달리 연두 빛깔이 돈다. 입안에서 부드러움과 아삭거림이 동시에 느껴진다. 물 대신 부추즙으로 반죽 농도를 맞추고 뜨거운 불에서 빨리 익혀내서 그렇단다. 김치 맛도 짜지 않고 순박하다. 열무나 고추의 맛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김치를 담글 때 젓갈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인기 있는 반찬은 가지를 4등분 해 조리한 가지요리. 튀긴 듯, 조린 듯, 지진 듯 아리송한 조리법으로 촉촉한 가지의 맛을 충분히 살려냈다.





식사의 중심은 연잎밥과 된장찌개다. 연잎으로 싸서 쪄낸 밥은 연잎을 펼치는 순간 은은한 연잎 향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된장찌개 맛도 강하지 않고 순하다. 음식 하나하나 ‘웰빙’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입에 자연을 담는 느낌이다. 연잎밥은 5000원에 따로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손님을 대접할 때 부족하다 싶으면 쇠고기를 찹쌀에 구운 육전(1만 5000원)이나 버섯강정(2만 2000원)을 추가하면 무난할 듯. 예약해야 헛걸음을 면할 수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031-719-3312.



한식벽제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 고기구이 브랜드’인 벽제갈비가 새로 고급 한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상호다. 그런데 ‘고급 한식’을 내세우면서 서민의 밥상인 오첩반상을 앞세웠다. ‘첩’이란 전통 반상(飯床) 차림에서 밥과 국, 김치 등을 제외한 반찬의 가짓수. 서민의 밥상은 3첩과 5첩, 반가에선 7첩이나 9첩, 임금님 수라상이 12첩이다. 즉 전통상차림에선 찬의 수가 곧 밥상을 받는 사람의 지위를 나타낸다. 그렇게 보면 한식 벽제는 고급이라고 하면서도 스스로 몸을 낮춘 형국이다. 이는 반찬 가짓수의 많음을 내세우기보단 알찬 반찬 5가지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다.





대표적인 ‘건강명품탕 오첩반상(3만 8000원)’을 보자. 설명삼요(雪明蔘饒)라는 탕부터 시작이다. 설(雪)은 마블링이 잘 된 살코기, 명(明)은 전복의 한자어 명육(明肉)의 머리글자, 삼(蔘)은 바다의 인삼이라고 하는 건해삼이다. 이 세 가지 식재가 한데 어우러져 건강을 넉넉하게(饒·넉넉할 요) 해주는 보양탕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1등급 투플러스(1++) 한우로 만든 육회와 수육 무침, 그리고 바지락 부추전과 생선구이를 곁들여 5첩 완성. 그런데 여기에 일반 김치에 비해 염도를 80%까지 낮춘 저염 ‘백제 프리마 김치’가 더해진다. 김치를 추가하면 따로 돈(170g, 3000원)을 받을 정도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김치다.


설명삼요는 기존의 설렁탕이나 곰탕 맛과는 확연하게 맛이 다르다. 한약재가 없는데도 보약 한 사발 들이키는 기분이다. 육회도 적은 양(40g)이 아쉬울 정도로 입에 달라붙는다. 프리마 김치는 한마디로 명품이다. 배추의 아삭거림이 편안하면서도 신맛이 입맛을 돋울 정도로 적절하다. 김칫국물에서 고기의 맛이 느껴지는 걸 보니 쇠고기 육수가 더해진 모양이다. 식사는 설렁탕, 진곰탕, 양곰탕, 만둣국에서 선택해 마무리할 수 있다. 삼청동 총리공관 근처에 위치. 02-732-2543.













  • 선한레시피

    경기-분당-정자/수내, 한정식 > 한국음식
    출처 : 웹 크롤링 결과
    소중한 밥한끼를 잘 먹는다는 느낌입니다. 건강한 밥 한상을 추구하는 자연주의 식당입니다. 화확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납니다. 15000원에 느낄 수 있는 정갈하고 맛있는 밥상이 정말 좋습니다. 분당 정자동에 이어 판교에도 생겼습니다.

    메뉴 정보

    연잎밥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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