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사

혜자 맛집 로드 제 5화
매주 수요일 저렴해지는 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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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어느 해 겨울이었을까. 처음 만났던 재래시장의 기억은 마치 사진처럼 제 기억속에 박혀있습니다. 시장 입구부터 목도리를 머리에 둘둘 감은 할머니들의 채소 좌판부터, 갓 짜낸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가 시장안을 꽉 채웠던 기름집. 그리고 매번 지나가는 길마다 발목을 붙잡았던 만두가게의 뽀얀 증기까지. 재래시장의 추억은 쾌활하고, 명랑하고, 북적북적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오늘 혜자맛집로드팀이 찾아간 곳은 성남의 큰 재래시장 중 하나인 성호시장인데요. 사실 성남의 시장하면 5일장이 열리는 모란시장이 가장 유명하지만 1970년대만 해도 이곳은 점포수가 700~1,0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성남의 최고 재래시장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다소 한적해졌지만, 그때의 그 정겨움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재래시장의 향기가 향수를 자극하네요.


성호시장은 다양한 음식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예전에 도축장이 있던 탓에 이곳은 아직까지도 돼지 곱창이나 순대를 파는 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순대는 2~3kg 단위로 판매하는 것이 !!!, 그리고 양재동 영동족발 스타일의 야들야들한 식감을 자랑하는 할머니족발(대자 19,000, 소짜 10,000)까지.. 대형마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놀라실꺼에요.


그런데 평소 한적한 성호시장이, 매주 수요일만 되면 어디선가 몰려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하네요.

과연 무엇때문일까요? 매주 수요일! 돼지갈비 1인분 6,000! 성남의 최강갈비를 다녀왔습니다.



아담한 규모의 갈비집



가게입구에 있는 숯가마. 수요일이면 눈코뜰새 없이 바빠집니다.



벽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메뉴판!



10개 남짓한 테이블이 있는 아담한 가게입니다.



혜자맛집로드팀은 사실 이 날이 두번째 방문이었는데요. 한번은 할인행사가 열리는 수요일에 방문했다가 어마어마한 사람 탓에 제대로 촬영을 진행하지 못한 적이 있어 이번엔 다른 요일을 선택해 다녀왔습니다. (할인행사를 하는 날과 다른 날 모두 같은 메뉴를 먹어본 결과 차이는 없었습니다.)


열 테이블 남짓의 소박한 이 가게는 돼지갈비, 삼겹살, 껍데기 등 메뉴만 봤을 때는 평범한 편인데요. 성남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13년째 수요일마다 열리는 할인 행사 덕분이에요. 2015 10월 현재 돼지갈비 1인분의 경우 평소엔 8천원에 판매하고 있는데요. 매주 수요일엔 6천원에 판매하고 있답니다. 때문에 수요일이면 가게 밖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가게에는 연세가 지긋한 여사장님이 아직도 직접 서빙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여사장님께 이 수요할인행사에 대해 여쭤보니 웃으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습니다.


“13년전 지금 이 자리에 가게를 처음 열면서 우리 아들이 한 이야기가 있어요. ‘엄마 요즘엔 이벤트를 해야해. 그래야 손님들이 좋아해라고요. 그래서 매주 수요일마다 원래 가격보다 2천원씩을 할인해줬었지요. 처음엔 수요일마다 1인분에 2천원씩에 팔고 그랬었네요. 그게 어쩌다 보니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어요. 하하



돼지갈비 3인분이요~ 껍데기도 조금 서비스로 주시네요.



-! 하나 집어 불판 위에 살포시 올려봅니다.



전체 상차림. 쌈 채소도 싱싱해요.



불판 위에서 잘 익어가는 고기들



한 쌈 하실래예?



별미였던 간장소스!



잘 익은 고기를 소스에 폭 찍어 냠냠! :P



고기를 주문하면 테이블에 반찬이 하나 둘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콩나물과 파를 새콤한 양념장에 무쳐낸 반찬과 상추, 깻잎, 고추가 들어있는 쌈채소, 무생채, 마카로니 샐러드, 마늘 정도로 소박합니다. 회전율이 좋아 쌈채소가 싱싱한 점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찍어먹을 수 있는 간장소스를 주는데요. 새콤한 소스에 고추 장아찌를 잘라 넣어 고기를 찍어 먹었을 때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기대가 되는데요~


고기를 한 덩어리 집어 열이 바짝 오른 불판에 올리면 치-익 맛있는 소리와 함께 익기 시작합니다. 양념된 고기는 생고기에 비해서 불판이 금방 타버리고 눌어붙을 수 있어 고기를 굽는 역할을 맡은 사람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합니다. 즐겁게 이어지는 수다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노라면 한쪽바닥이 새카맣게 탄 모습이!!!ㅠㅠ 때문에 되도록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데요. 불판위에서 지글지글~ 맛있는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고기가 먹음직스럽네요.


어느새 잘 구워진 돼지갈비를 먹기 좋게 잘라 한 입에 쏘옥~ 넣으면 달짝지근한 양념맛과 함께 고기가 녹아 없어지는 듯 부드럽네요. 예전엔 돼지갈비라고 하면 ‘OO가든이라고 쓰여진 곳에서 가족과 함께 먹곤 했었는데 요즘엔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덜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돼지갈비라서 그런지 더 꿀맛이네요. >_<



손님들이 강추한 메뉴! 얼큰한 김치칼국수(4,000)



쫄깃한 면발과 얼얼한 국물맛! 또 생각나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신 이곳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메뉴는 바로 김치칼국수입니다. 주문하면 보기만해도 얼큰해보이는 김치칼국수의 국물을 후루룩! 들이켜면 코가 간질간질할 정도로 얼큰한데요. 청양고춧가루를 써서 매운 맛을 냈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한 입 먹으면 고기의 기름기로 느끼해진 입 안이 싹 초기화 되는 기적(?)을 볼 수 있어요.


한결 같은 맛과 함께 13년동안 계속 진행해온 할인 이벤트 덕에 이곳은 일반 손님보다는 단골 손님이 대부분인데요. 사장님은 돼지고기가격이 자꾸 올라 예전에 비해 장사하기가 점점 힘에 부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잊지 않고 꾸준히 찾아주는 단골손님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이벤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요. 앞으로도 수요일 할인 이벤트는 계속 된다고 하니.. 이번주 수요일엔 빨간 장미 대신.. 달달한 돼지갈비와 함께해보세요.


[매장정보]

①주소: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113 (성호시장 사거리)

②메뉴: 돼지갈비 8천원(매주 수요일 6천원), 김치칼국수 4천원

③영업시간: 16:00 ~ 다음날 01:00

④식신의 한줄평가: 수요일이 아니어도 찾고 싶은 맛

⑤혜자지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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