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맛집

이자카야의
절제된 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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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고 먹기도 좋다.


흔히 이자카야에서 원하는 것은

이런 형태의 미니멀리즘일 것이다.


이자카야 본분을 잊지 않고 이름도 화려한

'천사의 유혹' , '백년의 고독', '오공' 등

사케의 종류도 정통스럽다.


메뉴 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모찌리도후는

누구나 한번쯤 먹고 싶은 비주얼과 맛이다.

앙증맞은 자태와 다르게 속은 포근하다.

한번에 느껴지는 맛이 아닌

머릿속에서 두둥실 떠오르는 구름을

떠먹는 맛이다.

디저트 처럼 떠먹어야할 듯 하지만

밀도가 남달라 안주로도 그만이다.









칼 맛이 당기지 않아

소고기를 시켰지만 제대로 구워지지

않았는지 맛이 떨어진다.

숙성이 제대로 된 고기는 아니라

덜 익혀도 질긴 맛이 느껴지고

감칠 맛은 떨어진다.

조그만 화로에 소꿉놀이마냥

지지고 뒤집어 먹는 재미는 있다.










튀김과 지짐 스킬은 동급의 이자카야들

보다 높은 수준이다.

닭튀김은 미니멀한 닭튀김이 아닌

'그냥' 잘 튀겨져 소주와 사케의 니즈를

동시에 만족할 all round 플레이어다.


짜장면에 단무지가 아쉬우면 말을 안하지만

같이 나오는 샐러드는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올려진 소스가 때아닌 '깨드레싱' 인데

함께 나온 연유가 궁금해지는 존재감이다.


계란말이도 튀김처럼 기술적으로

상위권에 위치한 계란말이다.

케찹 범벅의 계란말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꽉 차있어 소스가 없어도

아쉽지 않다.


음식과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한잔'이 '한병'으로 번질

중독성 보다는 절제된 미니멀리즘을

구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좋다.


한줄평: 실력 찬 미니멀리즘의 구현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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