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처음부터 김치찌개 전문점이었나요? A. 아니다. 처음에는 설렁탕과 냉면 등 여러 점심 메뉴를 판매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단골손님의 요청으로 만든 김치찌개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결국 대표 메뉴가 됐다.
Q. ‘굴다리식당’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나왔나요? A. 과거 공덕동에 있던 **철길과 굴다리**에서 유래했다. 현재는 굴다리와 철길이 사라졌지만 식당 이름에는 당시 공덕의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인의 점심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음식 ‘김치찌개’. 소량으로 끓여 한 끼 떼우는 찌개도 물론 맛있지만, 김치 한 포기를 통째로 넣고 돼지고기를 숭덩숭덩 썰어 넣어 오랜 시간 푹 끓인 김치찌개의 감칠맛이 그리운 때가 있다. 오래 끓여 김치가 투명하게 흐물거릴 즈음, 젓가락으로 건져 올리면 어릴 적 밥상에서 먹던 그 맛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이 찌개 하나면 온갖 화려한 반찬은 필요 없어진다. 자극적이고 꾸덕한 김치찌개들의 기세가 등등한 요즘, 집밥 같은 김치찌개로 단골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집이 있다. 공덕의 ‘굴다리식당’이다.
맛 하나로 업종 변경한 김치찌개의 대모
공덕역 9번출구를 나서 조금만 걸어가면 골목길 사이에서 노포의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는 식당을 만날 수 있다. 1981년 오픈하여 서울시에서 ‘오래가게’로도 선정된 곳. 굴다리식당이다.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노포의 감성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한결 쾌적해진 공간에서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연신 이어지고 있다.
굴다리식당의 외관 - 식신 사우디왕자님의 리뷰
오래전 마포구 공덕동은 인쇄공장들이 즐비했고 공덕 시장의 상인과 방문객들로 오가는 손님들이 많은 동네였다. 지금은 빌딩과 도로가 반듯하게 정리됐지만, 예전 공덕에는 철길과 굴다리가 있었다. 굴다리식당이라는 이름은 그 풍경에서 나왔다. 황해도 장단에서 피란 온 김정숙 대표가 굴다리 밑에 문을 연 이집은 처음엔 설렁탕과 냉면 같은 점심 메뉴들을 팔던 소박한 밥집이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단골손님의 요청에 만들어서 내놓은 김치찌개가 뜻밖의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집에서 먹던 맛의 기억을 붙들어 설렁탕에 쓰던 소고기 사골 육수에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찌개에 손님들의 성원이 이어진 것. 결국 가게의 대표 메뉴를 김치찌개로 바꾸고 현재까지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집을 처음 방문한다면 냉면 그릇에 터프하게 담아주는 김치찌개에 다소 놀라게 된다. 요즘은 뚝배기나 전골 냄비에 정성스럽게 담아주는 집들이 많다보니, 이 투박함이 외려 생소하다. 그런데 이런 플레이팅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함바집 시절 노동자들을 위해 밥장사를 하던 집이다보니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아주 중요했다. 그래서 이 집의 김치찌개는 주문을 받고 처음부터 끓이는 음식이 아니라, 한번에 20인분이 들어가는 큰 솥에 미리 넉넉하게 끓여두었다가 다시 한 번 팔팔 끓여 내는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다른 인기 메뉴인 제육볶음도 미리 조리해둔 걸 금방 덜어 담아주는 방식이라 서빙 속도에 장점이 있다. 빨리 먹고 빨리 일하러 가야 하는 사람들의 시간표에 맞춘 것이다.
굴다리식당의 김치찌개 - 마포면먹러님의 리뷰
찌개는 돼지 앞다리살을 큼직큼직하게 썰어넣고 묵은지를 한 솥에서 펄펄 끓여 맛을 낸다. 이곳은 국물이 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김칫소를 적게 넣은 찌개용 김치를 따로 담가 30일에서 45일정도 숙성시켜 사용한다. 여기에 소고기 사골과 잡뼈를 고아 만든 육수를 넣어 끓여내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깊은 맛의 김치찌개가 완성된다. 김치와 고기의 비율이 좋아서 고기가 제법 넉넉하게 들어가 있음에도 느끼하지 않고 맛이 깔끔하다. 달지 않고 새콤한 국물이 계속 퍼먹어도 질리지 않게 만든다. 찌개 속 푹 익어 흐물흐물 거리는 김치를 젓가락으로 쭉쭉 찢어 고기 한 덩이와 함께 밥 위에 얹어 먹으면 고향집에 온 듯한 기분도 든다. 최고의 맛이라거나 특별한 음식은 아닌 것이 맞는데, 가끔 미각이 지쳤을 때 한번씩 생각이 날 정도로 집밥을 닮은 요리다. 먹다가 밥이나 찌개가 좀 모자라면 흔쾌히 리필을 해주는 것에서도 후한 어머니의 인심이 느껴진다.
굴다리식당의 김치찌개 한상 - 식신 컨텐츠팀
손님 발걸음 붙잡는 제육과 계란말이
한국인 중에서 김치찌개와 제육볶음, 계란말이를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이집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김치찌개, 제육볶음, 계란말이를 세트처럼 주문해서 먹곤 한다. 굴다리식당의 제육볶음은 흔히 아는 제육볶음과 모양부터 다르다. 우선 김치찌개와 같은 돼지 앞다릿살 부위를 숭덩숭덩 큼직하게 썰어 쓴다. 그래서 접시에 담긴 모습이 볶은 반찬이라기보다 고기찜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고기 한 점의 두께가 살아 있고, 껍데기가 붙어있는 비계와 살코기가 적당히 섞여 있어 씹는 맛도 좋다. 양념은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있어서 밥과 함께 먹기 좋다.
굴다리식당의 제육볶음 - 식신 컨텐츠팀
계란말이는 계란 외에 다른 부재료 없이 말아내어 내어주는데, 알아서 뿌려먹으라고 케찹통을 따로 내어주는 것도 참 투박하면서도 정겹다. 계란물을 후라이팬에 붓고 약한 불에서 살포시 익었을 때 돌돌 말기 시작해서 아주 부드럽고 촉촉하게 완성한 맛인데, 계란말이를 집에서 한번이라도 만들어봤다면 알 수 있겠지만 굽는 내공이 상당하다. 이가 없어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 기본 반찬으로 계란말이 몇 조각이 나오긴 하지만, 이 갓 부친 계란말이의 부들부들한 맛을 잊지 못해서 늘 따로 주문하게 된다.
굴다리식당의 찌개와 계란말이 - 식신 사우디왕자님의 리뷰
어머니와 아들이 만들어나가는 공덕 골목의 역사
공덕에는 굴다리식당이 두집있는데, 한곳은 창업주 김씨의 아들 이강우씨가 2003년 독립하면서 만든 집이다. 본점은 김치찌개와 제육, 계란말이 세 메뉴밖에 없는데 아들네 식당은 오겹살과 갈매기살, 갈비 같은 고기류도 팔고 있어서 맛있는 김치찌개에 고기를 먹고 싶은 손님들은 별관을 찾는다.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 도와가며 공덕 골목의 역사를 쓰고 있는 것.
지금 공덕의 풍경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굴다리는 사라졌고, 철길도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식사 때가 되면 골목길을 지키는 노포의 밥집을 찾는다. 따끈한 김치찌개와 큼직한 제육볶음이 주는 행복 앞에 말이다. 굴다리식당은 공덕에서 한 끼를 파는 집이 아니라, 공덕의 시간을 대신 기억해주는 밥집으로 변함없이 기억될 것이다.
매장 Q&A
Q. 왜 김치찌개를 냉면 그릇에 담아주나요? A. 과거 함바집처럼 노동자들을 상대로 밥을 팔던 시절부터 밥이 빠르게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약 20인분이 들어가는 큰 솥에 김치찌개를 넉넉하게 끓여두었다가 다시 팔팔 끓여 빠르게 담아주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
Q. 김치는 어떤 것을 사용하나요? A. 김치찌개를 위해 별도로 담근 김치를 사용한다.
Q. 국물 맛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소고기 사골과 잡뼈를 고아 만든 육수를 사용한다.
▲상호: 굴다리식당 ▲주소: 서울 마포구 새창로 8-1 ▲ 식신 별등급: 2스타 ▲영업시간: 매일 09:30-21:30 ▲추천메뉴와 가격: 김치찌개 1만원, 제육볶음 1만2000원, 계란말이 1만원 ▲식신 ‘마포면먹러’님의 리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김치찌개를 파는 곳이다. 푹 끓려 부드럽게 찢어지는 김치를 먹을 수 있다! 이 곳의 또 다른 메뉴인 제육볶음은 엄청나게 크게 주는데 날마다 고기의 상태라 다른듯하다. 어떤 날은 질기고, 어떤 날은 부드럽고 그렇다.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은 김을 주는 것인데 집에서 먹는 것처럼 줘 리얼 집밥느낌을 나게한다. 집밥이 먹고싶으면 여기로!!
허름한 외관이지만 맛이 명품이라 불리는 김치찌개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무려 한 자리에서 30년 넘게 영업한 노포 맛집입니다. 새콤하면서도 입 안에 착착 감기는 김치찌개의 맛은 끝맛이 개운해 원 없이 계속 들어가는 맛을 자랑합니다. 김치 자체가 잘 익어 베어 무는 맛도 남다르죠. 또한 두툼한 계란말이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