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정은 안동국시를 가장 대중적으로 가장 맛있게 만드는 집이다.
이 대중성을 빌미로 음식을 폄하할 수 없게끔 정성스러운 음식이 나온다.
'얼큰, 시원'의 대중화 공식을 도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이 맑은 국물에는 무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면발은 창호지 마냥 얇지만 여리여리한 면발들이지만
그 힘을 잃지 않았으니 면발로는 더할 나위가 없는 면발이다.
고깃국처럼 혼탁함은 이 국물에 있어서는 사치다.
사사로운 고기의 감정이 들어있지 않은 깐깐한 앙반의 자태를 띄고 있는 국물이니
먹을 수록 숙연해지는 감정이다.
진주의 냉면처럼 기방색을 띈 화려함이 아닌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맛을 내고 있으니 부족함이 없다.
한우국밥도 그렇다.
시정잡배들이 고주망태가 되어 해장을 찾을때 오롯이 선비된 자의 자태로 자신의 국물을 지켜낸다.
그릇의 가운데를 지키고 있는 그 대파가
소복한 파 그릇을 밀어내는 경건함이다.
국시와는 다르게 비릿한 육향은 있지만 조미료를 가해 그 맛을 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세심함에 고마워 수저를 놓을 수 없다.
안동의 경당고택 등에서 먹는 안동국시와
전통의 안동식탁을 접해본 적이 일찍이 없다.
그 맛을 맛보고 싶은 심정이 드는 효과적인 관광상품으로 쓰일 수 있는 수준이다
좀 물어지다 버릴 수준의 용도폐기 목적의 한식과는 질 적으로 다른 음식이다.
지켜내고 발전시켜야 할 한국인의
밥상이다.
한줄평: 먹을 수록 숙연해지는 한국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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