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도 장사다.
밥 빌어먹는 식객이 아닌
고객들을 대해야 하기에
서비스를 잘하는 '장사'가 맛집의 조건에
들어간다.
장사를 잘하는 집은 재료수급이 원활하고
손님들의 기운들로 인해
맛은 보장이 되는 편이다.
다만 눈치빠르게 입맛을 맞추기
급급하면 금방 시들어 버리는 '맛집'이
된다.
종각에 있다 옮긴 <육미>는 눈치없게
상가지하에서 자신만의 음식철학으로
맛있는 음식들을 내오는 집이다.
눈치가 없다고 표현을 하는 이유는
조금 돌아서 가도 될 편법은 고사하고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제철재료를 신선하게 공급한다는 것 만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이 빠른 싸이클의 요식업계에서
꾸준히 이런 음식들을 내니
'눈치가 없다'
서비스 오뎅탕 부터 그렇다.
서비스로 얇은 가공 어묵 수준의
오뎅탕을 주는 곳과 다르게
국물이면 국물, 어묵이면 어묵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서비스로 이런 것을 주면 다른 곳에서
오뎅탕을 먹으면 민망해지는 수준이니
'눈치가 없다'
막회는 중자를 시켜도 장정 넷이
푸짐히 먹을 양과 맛을 자랑한다.
푸짐하게 썰어낸 회들이 먹히기
위한 준비가 아닌
접대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콩고물로 버무린 양배추 채는
고소하면서 신선하여
막회와 썩 잘 어울린다.
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만원의 가격에 전래 없는 양과 신선도로
가슴가득한 희열을 준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이 가격에
이 수준의 굴을 먹는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새삼느낀다.
서비스로 '꽁치'가 나오는데
'눈치없이' 따끈한 온기가 있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서비스라고
하면 으레 먹기 힘든 꽁치를 보다
이런 꽁치를 보면 참 성의가 있다.
음식 전체가 시대를 거스를 정도로
눈치가 없고
서비스는 뭉뚱그려 '정겹다'라기
보다는 인간적으로 손님 접대를
제대로 받는 느낌이다.
한줄평: 시대를 거슬러 고전이 될 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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